낙동정맥25석개재, 면산, 구랄산, 백병산, 통리재
계절은 소리없이 흐르고
▶산행일자: 2012년 11월10일
▶산행장소: 경북봉화, 강원태백 삼척
▶산행코스: 석개재-면산-구랄산-토산령-덕거리봉-한고개디-백병산갈림길-백병산왕복-
고비덕재-통리재
▶산행시간: 6:00
☞산행거리:18km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석개재에 내려서니 잔뜩 흐린 날씨에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어느새
몸을 움츠러들게 하는것이 초겨울의 한기를 느끼게한다.
오늘 구간은 무박산행 하기에는 짧고 당일산행으로는 길어 다소 애매한 구간이다. 해가 많이
짧아진 요즘은 바쁘게 걸어도 해지기전에 산행을 마치기 힘들것 같다.
찌푸리고 있는 하늘을 근심스레 쳐다보며 펜스가 길게 쳐진 계단길을 오르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했다.
석개재.
산행시작.
산행초입부터 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르막길 따라 숨을 몰아쉬며 오르노라면 어느새 나뭇잎을
떨구고 고요하게 서있는 나무들이 공적하게 바라 보인다.
얼마 전 까지 우거진 수림에 허우적대며 걸어왔는데 어느새 모습을 바꾸고 빈가지로 서있는 모
습을 바라보니 위대한 자연의 연출력에 감탄사를 보낸다.
여름부터 줄곳 울창한 수림속에 갇혀 답답하게 걸어와서일까? 빈 나무사이로 주변이 시야에 들어
오니 시원한 느낌이다. 석개재너머 지나온 용인등봉 쪽을 돌아보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름길로
10분정도 오르니 헬기장의 공터인 1009.4봉이다.
작은 돌들이 둥굴게 삼각점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다.
돌아본 용인등봉쪽.
1009.4봉.
많은 나무를 벌목해놓은 벌목지대를 지나 키를 넘는 산죽지대를 넘어서면 썰렁하게 이어지는
숲길에 막바지 가을을 아쉬워하듯 노랑물감을 풀고있는 낙엽송들의 화려한 빛깔에 잠시 발걸
음이 멈추어진다.
산죽밭따라 이어지는 무명봉을 몇개 넘어서니어느새 나뭇가지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면산이
보이기 시작하고 면산을 바라보며 낙엽과 잔돌들이 믹스되어있는 거친등로를 힘들게 올라서면
면산을 배경으로 우뚝 뾰족하게 솟아있는 칼바위가 눈길을 끈다.
부드러운 육산속에 날카롭게 솟아오른 바위가 인상적이다.
벌목지대.
키를넘는 산죽지대.
낙엽송지대.
가파른 봉을 넘고.
면산이 보이기 시작.
칼바위봉.
우측길에 비켜서있는 칼바위에 올랐다가 내려서 우거진 산죽지대를 몇번 오르내리며 가파르게
올라서니 밋밋한 면산 정상이다.
태백시와 삼척시 봉화의 경계를 이루고있는 1206봉의 높은봉이라 기대를 갖고 올랐는데 산죽과
가시덩쿨이 엉켜있는 보잘것 없는 정상에 실망감이 들어온다.
면산 정상석 뒤로 나오는 우측등로따라 급내리막으로 떨어지는 등로는 잔돌위를 덮고있는 낙엽
길에 자칫 발을 잘못 딛기라도 하면 영락없이 미끄러져 내리는 거칠은 산길로 이어진다.
칼바위 오름길.
산죽밭.
면산정상 모습.
오르락 내리락 끝없이 이어지는 산길너머 우측으로 멀리 삼척쪽의 아름다운 산릉들이 아름답게
파도치고 노랑빛으로 융단을 두르고 있는 산빛깔에 탄성은 절로 난다.
스러져가는 만추의 산풍경에 취하며 산죽지대를 멏번 지나 올라서고 높은봉을 하나넘고 안부에
서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니 가야할 구랄산이 나뭇가지 뒤로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방금 내려선 면산을 돌아보고.
면산을 지나 깊게 떨어지는 내림길.
좌측 구랄산 전위봉과 우측 구랄산.
구랄산의 전위봉을 넘고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며 바라보이는 구랄산.
면산에서 구랄산 이어지는지나온 산길.
산죽지대를 힘겹게 올라 구랄산 정상에 서면 정상석을 새로 만든 듯 단정하고 판독하기
힘든 폐삼각점이 잔돌위에 박혀있다.
막상 정상에 서면 야산에 오른것처럼 보잘것 없어 보이던 면산이 이곳에서 바라보니 육
중하고 웅장한 모습이다. 역시 산은 밖에서 바라보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는것이 느껴진다.
구랄산 정상에서 바라본 면산.
구랄산 정상과 삼각점.
어느새 차가워진 바람은 옷속을 파고들며 걸음을 재촉한다. 구랄산을 내려서 잠시 순한 산길이
이어지다 삼척시 가곡면과 태백시 매상골로 연결되는 930봉의 토산령을 지나간다.
하늘을 찌를듯 서있는 낙엽송들이 황금색을 풀어놓으며 스러져가는 가을산에 환상적인 아름다
운 산그림을 그리는 모습에 연신 감탄사가 쏟아진다.
토산령.
아름다운 만추.
낙엽밟는 소리가 바람소리처럼 울려퍼지며 고요한 산의 적막을 깨트리고 있는 가운데 연신
나타나는 산죽지대를 오르내리다 갑자기 나타나는 바위암봉을 올라서니 먼저 올라온 선발
대들이 휴식을 취하고있다. 깊게 아래까지 뻥뚫린 수직동굴을 신기하게 내려다보고 가야할
1085봉쪽의 산릉이 뿌연 안개에 희미하게 바라보인다.
바위암봉.
수직동굴.
1085봉을 바라보고.
지겹게 나타나는 산죽지대를 연신 넘어서며 1085봉을 넘고 휴양림삼거리에 도달하니 덕거리봉
이란 팻말이 함께 서있다. 원래 덕거리봉은 조금 더 가야 있는데 휴양림에서 삼거리 안부에 편
의적으로 세워 놓은것이라고 한다.
휴양림 삼거리.
휴양림 삼거리에서 10분정도 산죽밭을 따라 올라서니 백산에서 동활리로 넘어서는 고갯길
인 한고개디 다. 일출 전망대갈림길 안내판이 서있고 마루금은 계속 우측으로 이어지지만
직진 방향으로 5분 정도 올라가면 작은정자가 놓여있는 일출전망대가 있다고 하는데 원
래 이곳이 덕거리봉 정상이라고 한다.
날씨는 음산하고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그래도 이름있는 덕거리봉이라고 하는데 다녀오기
로하고 올라서니 사방 운무가 가득한 하늘아래 작은 정자만이 우뚝 서있다. 다시 일출 전
망대 갈림길로 내려와 한없이 이어지는 산길을 걸어갔다.
일출전망대 갈림길.
일출전망대의 정자(덕거리봉)
가야할 산길을 바라보고.
거친 등로따라 20여분 걸어가다 86번 송전탑을 만나고 계속 나타나는 산죽밭의 산길은 한없이
이어지다 무명봉을 기점으로 등로는 서쪽으로 방향을 돌리며 힘겨운 오름길에 한바탕 진을빼
고 올라서니 백병산 삼거리 갈림길이다.
점점 짙어지는 안개속에 하늘은 금새라도 비를 뿌릴듯 음산하고 고산위에 불어오는 바람에 귓
볼이 시려온다. 마루금에서 400m정도 벗어나있는 백병산을 향해 좌측으로 방향을 돌렸다.
86번 송전탑.
안개로 젖어드는 낙엽송길.
백병산 갈림길.
드디어 낙동정맥의 최고봉 백병산 정상에 서니 정상석 위에 수많은 표지기들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있다. 정상석이 있는곳에서 서쪽으로 500m정도 더내려가면 촛대바위
가 있고 태백산 함백산등 백두대간의 산릉들이 조망되는 좋은 조망처라고 하지만 오늘 같
은 날씨에는 아무것도 기대하기 힘들것 같다
정상만 찍고 다시 삼거리 갈림길에 복귀하여 걸어가는 산길에 마침내 참고 있던 하늘에서
조금씩 안개비를 흩날리기 시작한다.
백병산 정상.
뚜렷하게 이어지는 등로따라 넓은 헬기장의 공터인 고비고개에 이르고 다시 가로막아서는
무명봉을 힘겹게 올라서면 날은 점점 기울기 시작한다. 평평한 면안등재를 지나고 통리재
하산길 2.5km를 알리는 이정목을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하산길이 가까워진듯 힘을 내어 걸
어가지만 봉을 넘어서면 계속 앞을 막아서는 봉우리넘기를 5개정도 세면서 넘어가다 세는
것도 포기하고 몸과 마음은 지쳐가기만 한다.
앞을 막아서는 봉우리.
고비덕재.
반가운 통리재 하산길 2.5km를 보고.
계속 앞을 막아서는 봉우리넘기.
완전히 어둠이 깔려버린 내림길의 등로는 낙엽밑에 깔려있는 마사토의 흙길로 조금만 잘못
딛어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공포의 내림길로 미끄러지며 한참 애를 쓰고 내려서 송전탑
이 있는곳에 서니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통리재를 지나는 자동차의 불빛이 멀리 내려다
보인다..
미끄러운 하산길.
불빛이 보이는 통리재를 내려다보고.
송전탑.
칠흑처럼 어두워진 통리재에 굵어진 비를 맞으며 내려서니 피곤한 육신은 주체할수 없지
만 무사히 한구간을 해냈다는 희열감이 몰려온다.
컴컴한 통리역의 선로를 내려다보며 다음 저 통리역을 지나 한구간만 지나면 낙동정맥의 종
착지에 다달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은 뛸듯이 가벼워진다.
통리재. 산행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