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마지막날에 오른 새덕산
▶산행일자:2010년12월31일
▶산행장소: 강원 춘천
▶산행코스: 굴봉산역-서천초교-210봉-367봉-두리봉-무닛고개-새덕산-백양리
▶산행시간: 7:30
☞접근방법: 갈때: 상봉역에서 08:07분 춘천행 전철로 굴봉산역 하차(1시간 소요)
올때: 굴봉산역에서 18: 03분 상봉역 (1시간 소요)
※. 강원도 춘천 남면에 솟은 새덕산은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가평읍과 마주하고 있는 산이다.
2010년의 마지막날 영하12도의 쌀쌀한 날씨속에 얼마전 새로 개통한 춘천행 전철을 타고
경강역의 새로운 이름인 굴봉산역에 하차했다.
시골의 옛 정취가 묻어나는 경강역의 소박한 모습은 간데없고 새롭게 단장한 현대적 건물인
굴봉산 역사를 빠져 나오니 하얀눈이 가득한 마을이 펼쳐지며 저 멀리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서천 초등학교가 바라 보인다.
서천 초등학교 옆 왼쪽길로 들어서서 밭을 가로질러 바라보니 왼쪽으로 숲길이 보이며 빨간
리본이 보인다. 항상 개인 산행은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아 고생을 많이 하는데
오늘은 쉽게 들머리를 찾은 셈이다.
곧바로 오름길이 시작되는 숲길은 하얀눈위에 아무도 발자국을 남기지 않아 등로 찾아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다.
나무들이 얼기설기 희미한 등로엔 짐승들의 발자국만 가득 보이고 눈이 발목까지 빠지며 미끄러
지는 탓에 그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마저 들어온다.
210봉에 오르고 나니 제대로 주능선에 오른것을 알 수 있었다.
나무틈새로 왼쪽에 오똑하게 솟은 굴봉산의 모습과 오른쪽 골프장 건물이 내다 보인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사각사각 밟으며 등로를 헤쳐 가자니 조금 불안 하지만 나름대로
희열이 느껴진다. 잣나무 숲의 신선한 공기와 하얀눈을 이고있는 나무들이 꽃을 피운듯 아름답다.
묘1기를 지나 송전탑이 나오고 계속 이어지는 산길은 가끔 고요한 산에 파문을 던지는 새들의
노래소리가 묵묵히 걷고있는 산꾼을 행복하게 해준다.
310봉을 오르고 367봉에 오르니 북서쪽으로 조망되는 북한강변의 아름다운 모습이 환상적이다.
눈속에 파묻힌 가평읍과 강위에 뜬 자라섬과 남이섬, 가평대교 그 너머 설산으로 단장한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 보납산, 물안산, 월두봉등 가평 일대의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참으로 훌륭한 조망처다. 352봉인 두리봉을 서기까지 눈쌓인 희미한 등로는 가시덩쿨이
발을 감고 잡풀이 우거진 숲길에 가끔 길을 잃어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두리봉을 지나 급경사의 내림길로 내려서니 무닛고개 임도가 나온다.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한고개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 같은데 눈이 덮혀 확인할 수가 없다.
계속 이어지는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가도가도 정상은 나오질 않는다.
새덕산 정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점에 갑자기 왼쪽으로 멋진 산맥들의 주름진 모습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숲길로만 이어지던 산길에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멋진 광경이다.
지도에서 볼때는 금새 오를듯이 보이던 정상이 참 멀리 느껴진다.
다리도 쉴겸 양지바른 길에 앉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날씨는 춥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눈밭에 방석을
깔고 마호병에 담아온 찰밥으로 호사스런 식사를 하자니 손가락이 얼어 수저도 제대로 잡을수 없다.
꾸역꾸역 삼켜넣고 커피를 마시려니 손이 얼어 도저히 마실수가 없다. 이 추운 날씨에
이렇게라도 배를 채울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여기며 정상을 향해 걸어갔다.
발자국이 없는 등로를 럿셀을 하며 걸어온 탓일까? 산행 시작한지 4시간걸려 오른 새덕산 정상은
조망도 없고 새덕산이라 쓰여진 나무팻말을 보고 정상임을 알 수 있는 조촐한 봉우리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평화롭게 오른 산행이었다. 한치고개를 향해 능선을 이으며 걷다보니 봉우리 하나
를 넘고 죽 이어지는 능선에 갈림길이 나와 나침판에서 가르키는 북서쪽으로 가는길이 맞는것 같아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것이 오늘 산행에 고행의 산행이 될줄이야.............
20여분 무심코 산길을 걷다보니 아래쪽으로 임도길이 보여 끝까지 내려서니 코앞에 임도가 보이는데
산을 깎은 절개지라 내려설 수가 없다. 울퉁불퉁 험한 길을 내려섰는데......
할수없이 되돌아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조금 옆으로 돌아 내려가면 될것 같아 다시 힘들게 내려
서니 역시 절개지가 길을 막고있다. 참으로 얄궂은 산길이다. 다시 위험한 산길을 치고 올라 사방을 둘러
보니 탈출로는 찾을 수 없고 추운 날씨에 해는 뉘엿뉘엿 서산을 넘는다.
마음이 조급해 진다. 이미 6시간을 걸어 몸도 지쳐 오는데 어찌해야 하나..........
다행히 침착하게 대처하는 산친구가 남쪽 사면을 치고 내려서자고 한다. 정확한 길 아니면 가지 않는
내 성격이지만 어찌 하겠는가. 어디론가 내려서야 할 것 아니겠는가.
돌과 잡풀이 엉켜붙는 눈길을 힘겹게 뚫고 내려서니 임도길이 나온다. 한없이 임도따라 걷다가는 밤이
되도 끝이 나올것 같지 않아 임도 밑에 있는 숲속을 마냥 뚫고 내려섰다. 마침내 평평한 넓은 길이 나오
며 등산객 한명이 지나간다. 제대로 길을 찾은 안도감에 어디서 오느냐고 물어보니 한치고개에서
오는길이라고 한다.
산을 다 내려오고 깨달은 것이지만 갈림길에서 미리 왼쪽으로 꺾어서 이런 불상사가 난것 같다.
항상 갈림길에선 두번 세번 확인했어야 하는데. 어찌됬든 한치고개에서 오는 길을 잘 만났으니 걷기만
하면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굴봉산역에 도달 하는 것이다.
처음 오는산에 눈까지 쌓여 너무 힘들게 한 산행이었다. 멋진 산은 아니었지만 한적하고 오염되지않은
걷기좋은 소박한 산이었다. 2010년 마지막을 장식한 새덕산 산행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산행 들머리인 서천초등학교를 바라보며.
힘들게 미끄러운 길을 올라서서.
하얀 눈밭에 짐승 발자국이 등로를 안내한다.
굴봉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월두봉을 바라보고.
아름다운 눈꽃.
한없이 걷기좋은 길.
송전탑을 지나가며.
310봉을 향하여.
멋지게 포개져 보이는 능선.
키다리 소나무가 하늘을 찌를듯.
가시덤불도 눈을 이고 있으니 아름답네.
북한강변과 남이섬쪽
눈덮힌 가평읍.
되돌아본 걸어온길.
어이쿠!! 미끄러우네.
무닛고개. 바로임도를 가로질러 고개를 넘어야......
임도 가로질러 오르는 급경사.
아!! 아름다운 산맥들이여!!
드디어 새덕산 정상. 그런대로 포근하다.
고생끝에 내려서서 제길을 찾은 안도감. 이곳에서 4km 걸어가야 굴봉산역.
눈사람의 반가운 미소.
도로변에 서있는 멋진 소나무.
안녕! 2010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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