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분기지맥 1

황병지맥 5구간 금불선원, 불당재,지맥갈림봉, 상원산, 옥갑산

산길 나그네 2021. 6. 6. 11:07

 

 

편법을쓰다 호되게 당한 산길 

 

 

▶산행일자: 2021년 6월5일

▶산행장소: 강원도/ 정선

▶산행경로: 금불선원-불당길-임도끝-지맥접속-지맥갈림봉-1298m봉-

                  1287m봉-△1345.5m봉-1394m -△상원산(1421m)-1301.6m봉

           -옥갑산봉(1302m 도상 옥갑산)-헬기장터-△1264.1m 옥갑산 갈림봉

             -옥갑산전망대-옥갑산(1231m)-상옥갑사방향으로 지맥이탈-

              북평면 장열리(골지천)

▶산행거리 및/ 산행시간: 17.76km/ 6:37

 

 

금불선원~옥갑산(지맥) 알바포함트랙

2021-06-05 황병지맥5구간금불선원~상원사~옥갑산~장열리__20210605_1006.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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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불선원(강원 정선국 여량면 구절리 397-1)~ 지맥이탈하여

내려온 정선군 북평면 장열리까지 진행도.

 

 

 

벌써 6월의 첫 주말을 맞는 오늘은 24절기상 아홉번째인

망종으로 곡식의 종자를 뿌리는 시기이다. 

여름이 무르익기도 전에 기상이변인지 장마같은 비가 자주

내려 계절의 혼란이 느껴진다.

어제까지 이곳 정선에 비가 내렸다는데 산행지에  도착하니

하늘은 흐려있으나 그럭저럭 산행하기엔 좋은 날씨다. 

 

여량면 노추산로따라 오던 산악회 버스는 송천교와 자개1교등

대형버스는 진입이 어려운 꼬불길로 잘 접어들고,

마지막 불당교지나 오늘산행의 들머리 금불선원 앞에 내려서게

되니역시 지맥산행엔 소형버스가 유리하다.

 

지난주에 백석봉지나 나전교에 끝을 맺는 황병지맥을 마무리

하고 오늘은 신 산경표에 따른 상원산 옥갑산을 지나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아우라지에 맥을 다하는 산줄기 산행에 참여

하기로 한다. 

 

과거에 여러번 밟아본 줄기라 옥갑산까지 밟은후 상옥갑사로

내려 다시 마루금에 붙는 산행을 계획한다.

지맥에서 벗어난 실제 옥갑산 정상을 밟고 되돌아 마루금에

붙지않고 전망좋은 상옥갑사로 내려 지맥길에 붙기로 하였는데

 

쉽게 내려설것 같은 상옥갑사로 내려서다 체력이 딸려 빠르게 내려설

길을 찾아 편법을 쓰다 오히려 된 고생을 하며 엉뚱한 곳으로 내려선

고행의 산길이 되어버린 하루였다.

 

10:00   금불선원.

 

 

깊은 오지에 조촐하게 서있는 금불선원은 눈으로만 바라보고

긴 임도따라 오르며 오늘의 산길을 시작한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긴 시멘임도길따라 걸어가자니 적응되지

않은 발걸음에 몸이 무겁다. 

 

 

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한없이 이어지는

임도따라 걸어가다 첫번째 사방댐을 건너서고,

 

 

산처럼 엄청나게 서있는 잔돌들이 흘러내릴

듯 위험스레 보이는 너덜길 옆으로 임도는 계속

이어진다.

 

 

임도옆으로 따라오는 작은 물줄기가 폭포를 만들며

뿜어내는 시원한 물소리에 벌써 여름속을 걷고있는

기분이 느껴진다.

 

 

두번째 사방댐을 지나고.

 

 

10:30   임도 갈림길.

30분간 지루하게 걸어오던 임도와 헤어져

산길로 진입한다.

 

 

경작하지 않는 묵은 밭사이로 올라 얼기설기 얽혀드는 

잡초풀을 헤치며 산속으로 들어선다. 

 

 

 

오늘 산길은 지맥능선에 붙기까지 계속 된 오르막을

극복해야 하는데 초입부터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거친 길이 나타난다.

이끼낀 돌사이로 흐르는 계류를 건너서며 쓰러진 간벌목등

험한 밀림속을 헤치며 점점 가팔라지는 길따라 올라선다.

 

 

 

 

 

10:59   임도.

30분정도 급비알의 거친 숲을 뚫고 올라 임도에서니

오늘 걸어야할 마루금 능선이 전면에 보이고 지맥

갈림봉인 항공유도 안테나가 서있는 봉이 희미하게

올려다 보인다.

 

 

임도를 가로질러 절개지위로 올라 얽혀드는 수풀을

헤치며 능선에 붙어서면 마라톤하듯 달려가는 선발대가

꼭대기로 향하는 모습이 보여 직진하며 올라선다.

 

 

오늘 걸어야할 지맥능선이 좌측으로 유순하게

흐르며 굴곡없이 완만하게 보이는데

지맥능선까지 올라 붙는것이 만만치 않다.

 

 

 

억센나무들이 마루금을 점령하고 있어 겨울철이라면 모를까?

곧바로 능선에  붙어설수가 없어 우측으로 휘돌아가는 묵은

임도따라 우회하여 지맥능선에 접근하기로 한다.

 

 

 

산허리를 휘돌아가는 임도도 강원도 오지의 산길에선

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길을 덮고있는 우거진 잡목사이를 헤치며 지맥능선을 향해

막바지힘을 쓰노라니 높은 산 중에서나 볼 수있는 어여뿐

큰앵초꽃들이 무리지어 피어나 산중속 화려한 아름다움을

전해오매 환희로움이 느껴진다.

 

 

 

큰앵초꽃.

꽃말은 행복의 열쇠또는 젊은날의 사랑이라고 한다.

산 속의 소박한 야생화와 달리 유독 화려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11:37   지맥분기점(1246m봉)

오랜 장고의 오르막끝에 지맥능선에 접속하고 지난번에

지났던 항공유도 안테나가 서있는 백석봉 갈림봉

에 많은 힘과 땀을 흘리며 올라선다.

어려운 고비는 넘긴듯 평평해진 산길따라 잠시후 좌측 남쪽

방향으로 꺾어 상원산과 옥갑산 방향의 능선으로 들어선다. 

 

 

 

올라설때와는 달리 천 고지 산 위에 서니 고산마루사이 

불어오는 바람이 6월의 기온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써늘한 바람에 한기마저 느껴진다.

 

 

 

세찬 바람에 가지런히 누워있는 풀들을 밟으며

초원처럼 넓은 숲길 능선을 따라간다.

 

 

 

무명봉을 지나고,

 

 

 

11:56   1298m봉.

오늘 처음 만나는 준.희님의 산패가 걸려있는 1298m봉에

발자국 하나 남기고 잠시후 남동으로

오던 마루금은 우측 남쪽으로 틀어가고.

 

 

 

푸른잎으로 가득 메워진 숲속 초록빛깔에 온 몸을

물들이며,

잠시 평탄해진 산길에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풍성한 육산에 아름드리 휘어져있는 노거수들의

자태가 수석 못지않은 자연 예술품으로 빛나며

아름다움에 걸어가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산길은 뚜렷하나 사방 넓게 펼쳐있는 능선이 오히려

길 찾는데 어려움이 느껴져 방향을 잘 살피며 긴장속에

걸어가면,

방향감각이 있는 어떤 산우는 산비탈에 있는 곰취를

뜯으며 오르락 내리락하면서도 잘도 찾아걷는다.

 

 

 

울퉁불퉁한 돌위에 널부러져있는 간벌목속에 억센

고사목사이를 뚫어가는 험로도 잠시

통과하며 산패가 걸려있지 않으면 알지도 못하고 지나갈

1287m봉을 놓치지 않고 지나간다.  

 

 

 

12:23   1287m봉.

 

 

 

 

 

 

 

 

 

 

 

12:34   1287m봉을 10분정도 지났을까 남동으로 오던

마루금은 살짝 좌측으로 방향을 돌리며

억새진 철쭉나무와 너덜돌길이 혼재된 길로 가파르게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1345.5m삼각점봉까지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에 힘을 빼며 올라서니 어느새

체력은 바닥나기 시작하고.

 

 

 

오르고 또 오르고.............

 

 

12:53  △1345.5m봉.

한바탕 올려친 삼각점봉은 지나는 길목 우측에 있어 자칫

무심히 지나칠수도 있겠다.

아직 상원산까지 가려면 봉을 하나 더 넘어야 할텐데 너무

힘이들어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물 한모금 마시고 출발한다.

 

 

 

 

 

 

우거진 수풀을 뚫고 나오니 저 멀리 또다시 올라야할

뾰족한 봉우리가 보이니 언제 저 곳을 또 올라선다지,

능선이 편한것 같으면서도 은근한 오르내리막이 사람의

기운을 많이 빼앗아간다.

 

 

 

 

 

 

 

침침산골속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을 지나 오르막

으로 올라 1394m봉을 찍는다.

 

 

 

13:11    1394m봉.

이제 얼마남지 않은 상원산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노라니 거친 바윗길등 산길은 점점

가팔라진다.

 

 

 

20여분 고르지못한 잔돌을 밟으며 우거진 잡목과

씨름하며 마침내 상원산 정상에 올라선다.

 

 

 

한바탕 힘을 빼며 상원산 정상에 올라서니 잡초풀이

무성한 헬기장터에 뙤약볕이 강렬하다.

정상석 뒷편에 있는 삼각점을 확인하고 그늘이 있는 공간

으로 옮겨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오늘따라 선두팀들이 산악 마라톤을 하듯 어찌 빨리

달아나는지 그림자조차 볼 수없다. 내 체력이 딸리는것인지

그네들의 발자국이 빠른것인지 도무지 이 좋은 숲의 정기를

제대로 느껴볼 여유없이 달리기만 하는 발걸음에 회의가 들어온다.

상원산 정상모습.

 

 

13:31    △상원산(1421m)

 

 

상원산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남쪽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커다란 암벽 옆으로 내려서고 나니

잠시 완만한 산길이 이어진다.

 

 

 

 

 

 

 

14:05    1301.6m봉.

지나는 길목에 있는 1301.6m봉을 지나고.

 

 

 

산길은 점점 거칠어지며 돌무지들이 깔려있는 길로

한오름 올라 걸어가는 길목 좌측에 있는 도상 옥갑산봉을

찍는다. 

 

 

 

14:15   옥갑산봉(1302m)

지도상 옥갑산으로 특징없는 봉으로 실제 옥갑산은 조금

더 가서 지맥에서 벗어나있는 봉으로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잠시 그늘에서 쉬고있는 산우들을 부럽게 바라보며

다시 길을 걷는다.

 

 

 

14:24   1285m봉.

 

 

 

바위가 모여있는 무명봉을 넘어서고.

 

 

 

잡초풀이 우거진 헬기장터로 나아간다.

 

 

 

14:25   헬기장 통과.

 

 

 

14:26     헬기장을 지나나 산악회 표지기가 좌측방향에

놓여있다.

무심코 직진하기 쉬운 주요 갈림길에 유의하며 좌측으로

꺾어 내려서니 옥갑산 갈림길이다.

 

 

 

14:30     △1263m(옥갑산 갈림길)

이곳에서 지맥은 좌측 싸리골방향으로 이어져 이곳에서

내려섰으면 신상이 편했을것을 마루금에서

벗어난 실제 옥갑산을 향해 우 직진길로 들어서며 거의 다

온 지맥길에 고생길이 시작되었다.

 

 

△1263m봉.( 옥갑산 갈림봉)

 

 

체력이 떨어졌으면 싸리골방향의 지맥길로 향해야

했을것을.............

쉽게 간다고 옥갑산을찍고 되돌아서지 않고 상옥갑사로

내려서기로 계획하며 고난도의 산길에 고생을 자초한다.

 

 

 

 

 

 

 

처음에 부드럽던 산길은 암릉지대가 나오며

암릉따라 오르락 내리락 힘겹게 진행

하다보니 옥갑산 전망대가 나온다. 

 

 

 

뿌연 오후의 햇살에 반사되어 조망은 맑지 못해도

지맥의 끝지점인 여량면일대 송천과

골지천이 합수되는 아우라지쪽이 내려다 보인다.  

 

 

 

14:53    옥갑산(1231m)

힘겹게 실제 옥갑산에서니 옥갑산 정상패만 놓여있는

단순한 봉우리다.

조망이 좋을줄 알았는데 조망도 없고 괜히 힘들여 왔다는

실망감만 들어온다. 

 

 

 

14:53   상옥갑사 갈림길.

옥갑산을 밟고 다른 대원들은  지맥갈림길로 되돌아

서는데 힘도 들고 상옥갑사로 바로 내려서는길을 선택하며

막바지 고생길이 시작되었다.

이정표도 있어 길이 좋을줄 알았는데, 계속 깊게 떨어지는

길이 거친 지맥길과 다를바 없다.

 

 

 

상옥갑사로 향하는 로프길따라 급경사

내리막으로 내려서고.

 

 

 

비좁은 등로를 덮고있는 잡목을 제끼며 간신히 급경사로

내려서니 싸리골 갈림길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싸리골 방향으로 내려서면 상옥갑사로 이어져 다시

지맥길에 붙을수 있는데 앞에 서신 손대장님도 체력이 딸리는지 

조금 내려서다 너무 시간도 많이 걸릴것 같다며 조금 더

직진하다 바로 내려선다며 되돌아 올라온다.

 

등로에서 확실하게 벗어나는것이 감지되지만 앞에서 리드하니

따라가는것이 순리겠지.

상옥갑사로 내려서는길.

(이곳에서 싸리골방향으로 내려서면 상옥갑사로 이어진다.)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되어 빨리 내려서는 길이 있다고 해

과감하게 상옥갑사 방향을 포기하고 지름길을 찾아 내려

서노라니 얼마가지 않아 커다란 절벽이 앞을막고 있다.

 

다시 갈림길로 백하면 되었을것을 맨 아래 보이는 도로를

목표로 천고지가 넘는 산에서 너덜돌길을

곧장 치고 내려서노라니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돌아보면

아찔하기만 하다.

 

이끼낀 너덜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흔들거리는 너덜겅을

밟으며 두어번 넘어지기도 하며 30분

너머 너덜길을 치고 내려서니 하늘이 노래지고 입에 단내가 난다.

 

 

 

올곧게 지맥을 밟지않고 편법으로 내려서다 된고생을 하며

그래도 고생끝에 임도를 만나 다행이다.

지맥길과는 완전히 벌어졌지만 스스로 선택한것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15:18   이렇게 하여 상원산에서 옥갑산을 지나 아우라지로

떨어지는 마지막 지맥길은 밟지도 못하고 장열리 나무은행

안내판이 서있는곳을 만나 우측으로 휘돌아 내려 42번 국도에 선다.

 

 

 

지맥의 끝인 아우라지쪽과는 멀게 내려섰으나 아래로

골지천이 이어져 흐르는것을 보며 편법으로 내려선 댓가를

충분히 치르며 마지막 황병지맥 산길을 혹독하게 끝마친다.

 

 

 

산행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