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종점에 서다
▶산행일자: 2012년 3월3일
▶산행장소: 전북 완주 진안
▶산행코스: 마재-관음봉-만덕산-곰치재-조약봉-주화산-모래재
▶산행시간: 5:00
☞산행거리: 12km
오늘은 호남정맥의 마지막 구간을 하는 날이다. 2010년 11월20일부터 격주 토요일로 전남광양
외망포구에서 아름답게 흐르는 섬진강의 물빛을 바라보며 설레임반 두려움 반으로 첫발을 내
딛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계절을 보내고 두번째 겨울과 봄을 맞이했으니 더딘것 같으면
서도 빠르게 흐르는 것이 세월이 아닌가 한다.
지나온 시간을 잠시 회고해보면 편안히 산길을 걸은것 보다는 오로지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물 한모금 편안히 마시지 못하며 쉬지않고 달려온 산길이었다.
유난히도 많은 가시덩쿨과 수없이 나타나는 봉우리 넘기에 기진맥진함이 매번 계속되는 고달픈
산길 이었지만 전라도 지역의 아름다운 산수의 흐름과 지역과 지역으로 이어지는 산세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고 호남정맥상에 있는 아름다운 명산을 새롭게 밟아볼 수 있었던 나날들 이었다.
국사봉이 우뚝 내려다보고 있는 회봉리 마을에서 지난번 내려섰던 마재로 다시 오르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했다. 거대한 고목이 한그루 지키고 있는 마재를 지나 평탄한 산길을 걸어가노라면
우측 국사봉에서 오는 갈림길을 지나고 정수사 갈림봉인 600봉 안부를 지나게 된다. 나무틈새
로 뾰족하게 솟은 관음봉과 만덕산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고 조금 공간이 트이는 곳에 서면 멀
리 동쪽으로 마이산의 두귀가 아주 멀리 시야에 들어온다.
회봉리 마을에서 마재를 바라보며 산행시작.
마재를 지키고 있는 거대한 고목.
마재에 올라서 바라본 국사봉.
마재에서 잠시 되돌아본 지나온 566봉.
회봉리마을.
정수사 갈림길 안부.
멀리 마이산을 바라보고.
의자 3개가 나란히 놓여있는 625봉을 지나고 밧줄이 걸려있는 암능을 오르면 밋밋하게 걸어가던 숲길에
유난히 뾰족하게 시선을 끌던 관음봉이 전모를 드러낸다.
625봉.
나무틈새로 보이는 관음봉과 만덕산.
관음봉 오름길.
용포리.
관음봉 오르다 바라본 풍광들.
멀리 모악산을 바라보고.
숲길만 걷다 갑자기 나타난 뾰족한 관음봉 정상에 올라서니 사방 전개되는 풍광에 마음이 어리둥절
해진다. 호남정맥길의 마지막 구간을 축하라도 해주듯 쾌청한 날씨속에 펼쳐지는 풍광에 마음이 황
홀 하다.
지나온 마루금이 구불구불 확연하고 한없이 뻗어가는 아기자기한 연봉들이 꽃처럼 피어나는 모습에
잠시 바쁜걸음을 멈추고 오랜만에 여유있게 조망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관음봉에서 바라본 풍광들. 지나온 정맥길이 원을 그리듯 이어진다.
관음봉을 지나 계속 이어지는 바위능선을 올라 699봉을 지나고 720봉에 서니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는다. 상관면과 소양면, 마령면으로 나뉘어지는 삼면의 경계점으로 바위 위로 보이는 작은 봉인
삼면봉을 지난다. 잠시 숲길로 진행하다 공간이 트이는 곳에 서면 올라야할 만덕산이 바라 보이고
잠시 더 올라가 만덕산으로 갈라지는 봉인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에 서게 되었다.
정맥길에서 살짝 비껴서있는 만덕산을 왕복하기로 하고 좌측으로 방향을 돌려 만덕산으로 향했다.
관음봉을 내려서서 이어지는 바위능선길.
지나온 관음봉을 되돌아보고.
만덕산 갈림봉으로 오르며 바라본 만덕산.
만덕산 갈림봉.
763봉 이라고 쓴 만덕산 정상은 조망이 빼어나다. 완주군쪽으로 펼쳐지는 이름모를 산군들이
드넓게 펼쳐지고 만덕산 정상에서 조금더 걸어가 전망대에 서면 익산 포항간 고속도로가 시
원하게 선을 긋고 그뒤로 멀리 연석산과 운장산이 희미하고 오늘의 종착지인 분기봉까지 가
야할 정맥 마루금이 한눈에 조망된다. 오랜만에 맛보는 장쾌한 조망이다.
만덕산 정상.
만덕산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
맨끝 연석산과 운장산 그 아래로 분기봉까지 이어지는 정맥길.
만덕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바위능선.
만덕산에서 바라본 조망들.
마령면 일대.
가야할 길.
만덕산을 왕복하고 다시 갈림봉에 복귀하여 이어지는 암능길에 스릴을 맛보며 두어개의 잔봉을 넘고
등로는 육산으로 변하며 산죽밭으로 내려선다. 질척질척 들러붙는 진흙길이 눈길보다 더 두려워지는
길이다.
의자가 놓여있는 제2쉼터를 지나 원불교 수련원으로 갈라지는 오두재에 서니 일찌감치 시야 에서 사
라졌던 회원님들이 휴식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계속 직진하면 정맥길에서 벗어나있는 오두산을 왕
복할 수 있어 갈등속에 그쪽으로 방향을 돌려보지만 몇걸음 옮기다 보니 희미한 등로에 너무 멀리 느껴
져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좌측 정맥길로 접어 들었다.
암능길을 내려서서 뒤돌아본 만덕산 갈림봉과 만덕산.
산죽밭을 지나고.
제2쉼터봉.
원불교 수련원 갈림길.
작은봉을 넘어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니 우측으로 고사리 재배지역 팻말이 붙어있고 철망이 쳐져있다.
오름길로 이어지는 길을 올라 봉을 넘어서면 등로는 북동으로 방향을 돌리며 급내림길로 이어진다. 갑
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멧돼지 울음소리에 놀라 움짓하고 보니 전기톱으로 나무를 벌목하는 소리임을
알고 쓴웃음을 짓는다. 군데군데 벌목해놓은 산길을 통과하여 곰재로 내려섰다.
고사리 재배지역이라고 쓰여진 사거리안부.
북동으로 내려선다.
곰재로 내려서기전 마주보이는 올라야 산 가운데 웅치전적비탑이 보인다.
진안군과 완주군의 경계인 곰재에 내려서니 웅치전적 안내판이 서있다. 임진왜란때 왜적에 맞서
전투를 벌인 현장으로 당시 왜군이 해로를 통해 전라도의 곡창지대를 장악하려 했으나 당시 이순
신의 활약으로 해로가 막히자 무주, 금산,진안등지에 군대를 집결시키고 웅치로 쳐들어와 김해군
수 나주판관등등이 왜적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나 중과부족으로 패하자 왜군은 이들의 충
성심과 용맹심에 감탄하여 시신을 묻고 추모의 푯말을 세웠다고 쓰여있다.
곰재.
곰재에서 임도길따라 조금 올라 웅치전적비탑을 지나 무덤지대를 통과하여 작은봉을 넘어서면 익산
포항간 고속도로 건너편으로 보이는 만덕산이 또다른 모습으로 바라 보인다.
웅치전적비 탑.
무덤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
만덕산을 바라보고.
아슬아슬 낙엽과 얼음이 섞여있는 급내리막길을 내려서 철망길따라 사거리 안부를 지나 곰치 안내판
을 지나면 다시 산길은 가팔라지고 571봉에 서게 되었다. 지나온 만덕산과 오두산을 아름답게 바라보
고 다시 내림길로 떨어져 까칠까칠 가시가 많은 두릅밭을 지나 514.5봉에 오르고 삼각점을 찾아보지
낙엽에 감추었는지 아예 없는 것인지 확인할길이 없다.
철망길따라 내려선 사거리안부.
곰치 안내판.
좌측의 오두산과 우측의 만덕산.
지나온 길.
514.5봉
산죽이 키를 넘게 우거진 산죽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작은봉을 넘고 사거리 안부로 내려서면 대한광업
진흥공사 시멘 비석이 보이고 다시 급오름길이 시작된다.
오늘 산행거리거 짧다고해 가볍게 걸을줄 알았는데 역시 호남정맥길의 봉우리넘기가 녹녹치 않다. 앞서
가던 회원 몇분을 만나니 모래재 터널을 지난것 같은데 왜 아직 조약봉이 나타나질 않느냐며 힘들고 지친
표정들이다. 계속 북쪽을 향해 작은봉을 두어개 오르내리니 전주 공원묘지가 보이고 모래재가 내려다보인
다 지쳐버린 회원님 한분은 바로 모래재로 내려서고 계속 조약봉을 향해 직진했다.
두릅밭을 지나고.
지나온 봉우리가 바라보이고.
산죽터널 통과.
대한 광업진흥공사 표지석.
조약봉은 왜 이다지도 멀단 말인가!!
가까이 다가온 마이산.
전주공원묘지와 모래재가 내려다 보이고.
마침내 넓은 헬기장의 공터인 조약봉에 도달하게 되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무런 표시가 없어
의아해 하다가 높게 서있는 나무가지위에 걸려있는 조약봉 나무판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힘들게 왔
다며 내려다 보고 있다. 자칫 그냥 지나칠뻔했던 것이다. 조약봉 헬기장에서 20m정도 직진하니 3정
맥 분기봉인 주화산 스텐 이정표에 정상임을 알려준다.
조약봉 정상.
높은 나무에 걸려 있는 조약봉 정상 나무판.
마침내 올라선 주화봉 정상에 서며 감격스런 순간을 맞는다. 전남 광양 외망포구에서 부터 430km를
달려 드디어 호남 정맥의 종점에 서게 된 것이다. 많은 리본들이 나풀거리는 낡은 스텐의 이정표는
무심하게 서있는데 휘몰아치는 눈바람과 싸우고 때로는 아름다운 암능과 꽃잔치에 매료되었고 무지
막지한 폭염속에 정신까지 희미해지던일들 가시덩쿨 밀림에 빠져 헤매던일 등등 온갖 사연이 주마
등처럼 스쳐간다.
금호남 정맥쪽 길로 내려서서 전주공원길을 통과해 모래재 휴게소에 도달하며 1년3개월간 장장 430
km의 호남정맥 대장정을 끝마치게 되었다.
3정맥 분기봉 주화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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