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분기지맥3

사자지맥4구간 기잿재, 부곡산, 공성산, 신리3거리

산길 나그네 2013. 7. 17. 11:02

 

 

 

 

 폭염과 잡목과의 전쟁속에

 

 

 

 ▶산행일자: 2013년 7월13일

 ▶산행장소: 전남 장흥

 ▶산행코스: 기잿재-283봉-부곡산-397봉-공성산-308봉-신리3거리

 ▶산행시간: 4:00

 ☞산행거리: 약7km

 

 

 오늘은 가시덤불의 고난속에 걸어온 사자지맥의 종점을 향하는 산길이다. 연일 장마가 이어지는

 중부지방과 달리 산행지인 장흥 땅은 타들어갈 듯 쏟아지는 태양열의 기세가 대단하다. 지난번에

 내려섰던 819번 도로 기잿재에서 뜨거운 열기를 받으며 마루금을 이어 산행을 시작했다.

 

 

 

 

 

 

 

 

 

 

 

 

 도로 우측 숲속으로 들어서자마자 제멋대로 우거진 명감나무 덩쿨과 잡목들의 아우성 속에 오늘

 산길의 고생길이 그려진다.

 잡풀로 덮여있는 무덤 1기를 지나 성터 흔적같은 작은 돌길을 가로질러 올라서며 본격적인 숲길

 에 들어서자마자 진한 산초나무의 강한 향기와 풋풋한 흙냄새가 온 몸에 젖어들며 원시적인 정서

 를 자극해 온다.

 

 819번 도로 기잿재.

 

 

 

 

 

 

 

 

 어지러운 숲속으로.

 

 

 

 산초나무의 자극적인 향기는 숲을 진동시키고.

 

 

 

 

 

 

 무성한 수림을 헤치며 20여분 올라 나타나는 넓은 너덜지대를 통과하여 283봉을 지나고

 푸른 철망길이 시작되며 철망따라 10여분 걸어가면 잡목은 더욱 치성하고 희미한 숲길에

 간신히 족적은 이어진다.

 

 너덜지대.

 

 

 

 

 

 

 

 283봉.

 

 

 

  철망 울타리따라.

 

 

 

 

 

 

 

 우거진 수풀을 헤치며 키를 넘는 산죽밭을 빠져나와 조망좋은 바위에 서면 천관산과 양암봉

 에서 천태산으로 이어지는 지나온 마루금이 잘 조망된다.

 너무 뜨거운 날씨에 이곳저곳 살펴볼 겨를도 없이 등로따라 구슬땀을 흘리며 수림을 헤치며

 가노라면 점점 기운은 빠지고 걸음은 둔해진다. 283봉에서 부곡산은 거리상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것 같은데 끊임없이 이어지는 잡목과 가시덤불속에 등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산죽밭.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조망들. (천관산)

 

 

 

 

 

 

 

 멀리 양암봉에서 천태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우측 강진쪽으로 보이는 남해바다.

 

 

 

 

 

 

 잡목숲의 험로를 헤치고 나와 바위들이 모여있는  어느 무명봉에 올라서니 잠두리 마을과 바둑판

 처럼 질서정연하게 서잇는 간척지 너머 비로소 남해가 조망되며 점점 가깝게 다가선 마루금이 실

 감된다. 바위봉에서 2~3분여 더 걸어가 이정목이 서있는 부곡산 정상에 서니 바위에 쏟아지며 반

 사되는 열기에 조금도 지체하기가 힘들어진다. 정상석을 대신하는 작은 바위아래 삼각점을 포착

 하고 곧바로 내려선다.

 

 

 

 

 부곡산 정상.

 

 

 

 

 

 

 잠시 뚜렷한 숲길따라 내려가다 작은 무명봉에 올라서면 잠두리마을의 전답들은 폭염속에

 고요하게 누워있고 남해의 멋진 풍광이 갑갑하던 마음을 위로해준다. 가야할 397봉과 공성

 산은 더욱 멀게만 바라 보이고 30도가 넘는 폭염속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노라면 치성한

 명감덩쿨과 찔레가시는 더욱 극성을 부리고 설상가상 어디서 날라든 독충에 손을 한방 쏘이

 고 발을 동동 구르며 397봉으로 향한다.

 

 

 

 

 

 

 

 

 무명봉.

 

 

 

 가야할 397봉과 공성산.

 

 

 

  잠두리마을과 남해.

 

 

 

 가야할 397봉과 공성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397봉을 향하여.

 

 

 

 공성산을 바라보고.

 

 

 

 

 

 

 무성한 수림을 헤치며 간신히 397봉에 올라서니 폭염과 가시덤불의 피로감에 먼저 올라선

 회원들도 맥을 못추고 휴식하고 있다.

 바둑판처럼 정교하게 보이는 간척지와 아기자기한 연봉들 그 너머로 남해의 푸른 바다는 그

 림 처럼 다가오고 신리 마을 너머 오성산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숨은 헐떡거리고 다리에 기

 운이 빠지는 것이 아직 절반도 오지 않은 산길에 공성산은 멀게만 바라보인다. 

 

 남해바다.

 

 

 

 간척지와 작은 연봉들의 그림같은 풍광.

 

 

 

 신리마을과 오성산.

 

 

 

 

 

 

 평소 땀을 잘 흘리지않아 자주 마시지 않던 물병도 어느덧 바닥이 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잡목을 헤쳐가며 397봉을 지난지 30분만에 공성산에 서게 되었다.

 사방 우거진 수림속에 어느곳 하나 정상다운 곳이 없다. 열사병을 방지하기위해 식용소금

 과 피로회복제를 얻어 마시고 간신히 앞사람의 발길을 쫓아 걸어가노라면 보이지 않던 사

 나운 가시나무가 위협하고 키를 넘는 수풀속에 갇히며 허우적 거린다.

 여기저기 신리삼거리까지만 진행하고 탈출하자는 말이 들려오며 힘들게 308봉을 향해간다.

 

 공성산을 향하는 길.

 

 

 

 공성산.

 

 

 

 끝없는 가시밭길.

 

 

 

 308봉.

 

 

 

 

 

 

 308봉 이후 등로는 서서히 서쪽으로 향하며 치성한 수플속을 30분 이상 헤치며 걸어가다

 빠져나오니 신리마을은 발 아래로 보이고 가야할 오성산은 손에 닿을듯 가깝게 보이고 강

 진쪽으로 올망졸망한 산봉과 마량면과 완도를 이어주는 고금대교의 수려한 풍광들이 잠시

 갑갑했던 마음을 진정 시켜준다.

 

 수림속에 허우적 거리며.

 

 

 

 

 

 

 

 수림을 빠져나와 바라보이는 강진쪽 바다풍광과 고금대교.

 

 

 

 오성산과 신리마을.

 

 

 

 

 

 

 내려서야할 신리 마을은 발 아래로 보이는데 내려서야할 등로는 보이지 않고 약간 동쪽으로

 틀었다가 남쪽으로 잘 헤쳐가는 선발대를 쫓아 15분 정도 걸어내리니 넓은 초지가 나타나며

 오랜만에 보이는 하늘은 유난히 청명하기만 하다. 수풀속을 벗어난 해방감에 볕이 뜨거운줄

 도 모르고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초지를 걸어가다 마을 밭으로 내려서 포도 과수원안을 빠져

 나오니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신리 마을이다.

 

                      

 

 

 

 넓은 목초지.

 

 

 

 

 

 

 

 밭으로 내려서고.

 

 

 

 지맥의 끝은 보이는데.

 

 

 

 포도과수원을 통과.

 

 

 

 신리마을.

 

 

 

 

 

 

 불과 7km도 못되는 산길을 4시간을 걸어왔으니 폭염속에 걸어온 가시밭길속의 산길이 얼마나

 고된 산길이었는지 알 수가 있다. 신리 삼거리에서 계속 진행하여 종착지까지 갈것인가 아님 이

 곳에서 끝내고 한번더 남은 한구간을 연장할 것인가 의견이 분분할줄 알았는데 험로속의 막심

 한 고행길을 더이상 진행하자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신리 삼거리에서 오늘의 산길을 끝내기로

 하였다.

 

 신리 삼거리.

 

 

 

 

 

 

 겨울철에 걸어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멋진 산길을 공교롭게도 여름철에 하게 되어

 한시도 편할길 없이 걸어온 산길이다. 가시나무와 잡목과의 전쟁속에 온 몸은 상처로 얼

 룩지고 마지막 남은 구간 무사히 완주하기를 고대하며 옹암리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의

 산행을 끝마치게 되었다.

 

 옹암리.(산행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