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트레일

백두대간 트레일10구간 불발령길

산길 나그네 2023. 7. 12. 19:31

원점회귀 산행

 

▶트레킹일자: 2023년 7월11일

▶트레킹장소: 강원도 홍천

▶트레킹경로: 자운2리 마을회관-내면 원자운길-자운국유임도길-불발령임도

                     -불발령정상-자운2리 마을회관 원점회귀

▶트레킹거리및 소요시간: 15.2km/ 3:21

 

 

2023-07-11 백두대간트레일10구간 불발령길.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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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2리마을회관(강원 홍천군 내면 자운리)~불발현~자운2리 마을회관원점회귀 진행도.

 

오늘은 백두대간 트레일 홍천구간의 마지막 구간을 걷는다. 트레일

구간은 자운리 마을회관에서 출발하여 살신모정의길로 더 잘 알려

진 불발현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불발현은 진한의 마지막왕 태기왕이 신라의 박혁거세와의 삼랑진

전투에서 패한후 후일을 도모하며 횃불을 밝히고 넘었다는 전설이

깃든고개로 고갯마루 정상까지 약 8km가 소요되는 길이다.

 

홍천구간 트레일길은 불발현에서 끝이나나 마땅한 하산로가 없어 춘

천지맥길을 연계하여 하뱃재로 내려서는 방법과  출발점으로 원점

회귀하는 방법이 있어 선택의 여지가 있다.

 

왔던길을 고스란히 다시 되돌아 가는 것은 재미없는 길이지만 오늘은

장마비에 어쩔수 없이 출발점으로 되돌아가는 원점회귀 코스를 선택한다. 

 

춘천지맥길을 하산길로 선택한 회원들은 빗길에 엄청난 개고생을 하고

내려왔다는데 원점회귀도 발은 편했지만 따분한 산행은 면할 수 없었다. 

 

9:42    자운2리 마을회관.

요즘은 장마비에  날씨를 종잡을 수 없지만 나름 비를 피해 잘 다닌것

같은데 오늘은 제대로 걸린듯 버스에서 하차 하자마자 비가 시작되어

우중산행을 하게된다.

 

 

싱싱한 당근밭의 푸르름을 보며 자운리 마을회관 앞을 출발,

넓게 펼쳐진 무우밭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하면  검은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에선 금새 비 보따리를 터트릴 기세다.

 

 

생각 같아선 오후까지 조금 참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하늘의

일을 누가 막을수 있겠는가.

미약하나  천둥소리까지 멀리서 들려오니 오늘은 용서없이 비가

많이 내릴것 같다. 싱싱하게 크고 있는 배추밭 너머 종종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는 회원들의 발걸음도 바빠보인다. 

 

 

넓은 작물밭 사이 자운리 마을길따라 얼마간 걸어가니

참고있던 하늘에서 마침내  찔끔찔끔 빗방울 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종일 내릴것 같은 비에 아예 雨衣로 중무장하고 불발령

방향표따라 다리를 건너 무우밭가를 지나간다.

 

 

 

불발현 방향으로 좌틀.

 

 

 

 

 

 주렁주렁 열린 오이를 직접보니 무심코 식탁에서 대하던 

오이의 새로움이 느껴진다.

 

 

자운리 마을길 농로를 벗어나 울창한 나무숲길로 들어서니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가끔 번쩍거리는 번개에 두려움도

느껴진다.

 

 

숲길임도.

 

 

10:28    국유림 임도.

차단기를  통과하여 본격적인 국유림길이 시작되고.

 

 

 

 

 

10:29   엄동설한에 어린딸을 살리고 돌아가신 故 박정열 여사의

살신모정의길 플랭카드가 걸려있는 국유림 임도는 지역의 홍보자료

로 많이 쓰이는듯 불발령보다 살신모정의 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오늘은 눈길이 아닌 빗길로 불발령 고갯마루로 향하고 있다. 

 

정비된 산길에 우산을 쓰고 걸어도 불편함이 없는 길따라

산책하듯 불발령 고개로 향한다.

 

 

빗발은 점점 굵어지고 어둑한 숲길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길을 무덤덤 걸어가면, 대동소이한 숲길 임도에 은근한 오르막

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따금 나타나는 이정표가 트레일길을 걷고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할뿐 빗소리와 철벙철벙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만이 숲길의 정적을 깨트리고 있다.

 

 

시멘임도와 흙길임도가 교차하는 오르막 임도는

산길 못지 않게 힘을 빼앗는다. 

 

 

11:04     사각정자.

중간쉼터 정자에 도착, 아직 20분정도 더 올라서야

불발령 정상이다.

 

 

불발령이 가까워오며 잠깐 안개가 벗어진

사이 드러나는 산릉을 얼른 포착해본다.

 

 

한강기맥 산줄기가 구름속에 피어나고.

 

 

11:25     불발령.

자운2리 마을회관을 출발한지 1시간 45분만에 10구간의

종점 불발령에 당도한다. 쉬어갈 수 있는 정자와 스템프가

놓여있는 불발령 고개는 한강기맥이 거쳐가는 고개이기도 하다.

 

 

비가 잠시 주춤해진 사이로 주변 산릉들이 간신히

모습을 보여주나 아직 안개속이다.

 

 

 

 

 

 

 

 

 

잠깐 모습을 드러내면 곧 사라져 버리는 주변 풍광을 포착 하려니

오늘은 본 것도 없고 발품만 팔며 빗길임도를 걸어 오른것이 오늘

산길의 전부다. 

 

 

이제 하산길만 남았는데  비가 개인듯 하니 원점회귀

하려던 회원들이 거의 춘천지맥 방향으로 향하는데. 

 

수년전 춘천지맥길에 오르내림이 심했던 산길이 떠올라

시작했던 자운리로 원점회귀 하기로 한다. 

 

 

다시 되돌아 내려서자니 정말 따분하고 재미없는 길이나 산행

길은 항상 전진만 있는것이 아니고 때에따라 일보 후퇴도 산행

의 지혜일 것이다.

 묵묵히 걸어내리노라니  올라설때와 달리 내려서는 임도길은

속도가 난다.

 

하산길.

 

 

잠잠했던 하늘은 다시 무거워지고. 

 

 

넓게 펼져진 작물밭이 보이기 시작하니  아침에 출발했던

자운리 마을에 거의 도착한것 같다.

특별한 볼거리도 없는 따분한 길을 왕복까지 하며 15km정도

발 운동만 실컷한 산길이다.

 

원점회귀한 팀들은 고생없이 잘 내려섰는데 춘천지맥길로

내려 선 회원들은 쏟아지는 폭우속 정비되지 않은 임도와 산길을

오르내리느라 엄청 고생을 했단다.

 

한 순간의 선택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우여곡절 많았던 인제 구간과 홍천구간도 오늘로 마감한다.

항산 산길은 자연속에 그대로있는데 분별심으로 산길을 헤아려

구분하고 이름 붙여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