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호남정맥8구간 빈계재, 백이산, 존제산, 모암재

산길 나그네 2011. 3. 20. 22:39

 

호남 8구간 정맥길 따라

 

 

 ▶산행일자: 2011년 3월 19일

 ▶산행장소: 전남 순천, 보성

 ▶산행코스: 빈계재-백이산-석거리재-주렛재-존제산-모암재

 ▶산행시간: 4:30

 ☞도상거리: 14.7km 

    접속거리: 1.5km

 

 ※. 꽃샘추위로 잔뜩 움츠렸던 날씨가 이곳 순천 땅에 내리니 덥게 느껴질 만큼 날씨는 따뜻하나

 하늘은 흐리고 시계는 답답하다. 중부지방은 올들어 첫 황사주의보가 내렸다는데 이곳은 황사는

 아니지만 뿌옇게 흐린 날씨가 산행 시작하려는 마음을 어둡게 한다

 

 

 지난번에 내려섰던 빈계재에 내려 채 몸을 풀기도 전에 맞닥드리는 급경사의 오름길은 작은봉을

 넘기까지 계속되는 오름길이다. 잡목숲과 솔밭길을 지나서 드넓게 펼쳐지는 억새지대가 나타나며

 지난번 고동산에서 보았던 뾰족한 봉우리의 백이산이 친근하게 다가온다.광활하게 펼쳐지는 억새

 지대는 가을이면 온 산을 뒤덮어 억새의 명산 못지않게 장관을 연출 할 것 같다.

 

 

 

 30분만에 선 백이산 정상은 사방 막힘없는 공간에 멀리 벌교 앞바다의 여자만등 빼어난 조망

 을 기대하고 올랐는데 짙게낀 연무로 지척에 내려다 보이는 낙안읍도 가물가물 하다. 낙안읍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금전산을 바라보고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백이산을 반쯤 깎아내고 있는 벌거숭이 돌산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내려서니 멀리 추동 저수지가

 아름답게 바라보인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길에 생강나무가 망울을 터트리며 인사한다. 올들어

 처음보는 꽃과의 만남이라 더욱 경이롭다. 늘씬하게 뻗은 소나무와 편백림나무 숲을 지나 내리막

 으로 내려서니 보성 벌교읍의 경계인 27번 국도 인 석거리재가 나타난다.

 

 

 석거리재를 가로질러 보성땅에 발을 들여놓으며 산길로 진입. 417봉을 향해 오르는 산길은 벌목을

 해서인지 민둥산 처럼 삭막하게 걷는 산길이다. 한 낮의 햇살은 계절을 잊었는지 한 여름의 뙤약볕

 을 연상 시킨다. 봄철인데 이렇게 볕이 따가우니 한 여름에 이 길을 걷는다면 힘은 두배이상 더 드는

 길이 될것 같다. 새삼 나무그늘이 그리워진다.

 

 

 민둥산의 벌목지대를 지나 조금 오르니 흙을 파헤쳐지고 조림수를 조성해놓은 농장이 나타난다.

 진입금지 팻말 옆으로 쇠줄로 막아놓은 길을 넘어 작은 수레길따라 왼쪽으로 꺾어가니 편백림이

 우거진 숲길을 만나고 418봉 안부에 서게 되었다. 지나온 백이산이 멀어지고 앞으로 가야할 주렛

 재와 존재산이 좀더 가깝게 시야에 들어온다. 작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주변의 벌거숭이 산들

 도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개인산행과 달리 발빠르게 걸어가는 정맥꾼들을 뒤쫓아 정신없이 걷다보니 다리에 쥐가 나는것 같다.

 느낌없이 무작정 걷기만 하는 산길에 점점 회의가 들어온다. 사과를 먹으며 휴식을 취한후 다시 이어

 지는 산길은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아스팔트 길에 있는 철계단을 올라서 조금 더 걸어가니 보성군

 벌교읍과 율어면을 잇는 895번 주렛재가 나타난다.

 

 

 존재산으로의 산행이 다시 시작되는 시점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의 배경이 되는 존제산은 남북 이데

 올로기의 비극적 현장으로 더욱 유명한 별교의 산이기도 하다. 작은 정자와 태백산맥 문학비가 세워

 져 있는 주렛재에서 왼쪽 도로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우측으로 리본이 보이며 숲길로의 진입로가

 나온다. 도로따라 계속 걸으면 6km를 걸어서 정상까지 이어지나 정맥길을 따르려면 숲길로 진입해야

 한다.

 

 

 얼마전까지 군부대가 통제했던 구역이라 그런지 등로는 없고 희미한 길에 철쭉나무가 밀림을 이루고

 있어 배낭과 모자를 잡아뜯고 얼굴을 딱딱 때리니 이 철쭉 밀림지대를 벗어나려면 한참 고생을 해야

 하는 산길이다. 제철에 아름답게 봄을 장식하는 철쭉들이 이렇듯 괴로운 존재로 변한것을 보면 모든

 것은 적재적소에 있어야 아름다울 수 있는 것 인가보다.

 

 

 철쭉 터널을 뚫고 나오니 이동 통신탑이 바라보인다. 온통 옷과 얼굴이 말이 아니다. 다시 임도로 이어

 지며 가깝게 존제산 정상인 군 부대 건물이 바라보인다. 지루하게 걸어가는 임도길이다.

 마침내 군부대 정문으로 들어서며 존재산의 정상인 헬기장에 서게 되었다. 지금은 군인이 없는 폐건물

 이 을씨년 스럽게 서 있는 것이 존제산의 풍광을 반감 시키고 있다.

 

 

 정상은 평평한 초원지대로 이색적인 풍광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날씨만 좋았다면 고흥반도와 여자

 만등 빼어난 조망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

 군 부대 철조망을 넘어 나오니 군견묘지 비석이 보이는 것이 특이하다. 드넓게 펼쳐진 존재산을 뒤로하고

 모암재로 내려서는 산길도 철쭉 밭이다. 아마도 철쭉이 만개하는 5월초쯤엔 온산을 붉게 물들일것이다.

 다행히 이쪽 철쭉은 많이 잘라내어 등로가 정비되어 걷기에 불편이 없다.

 

 

 바쁘게 걸어온 정맥길도 공사가 한창으로 흙이 파헤쳐진 모암재로 내려서며 마감하게 되었다. 정신없이

 걸어온 산길이었다.

 

 

 

 

 

 

 

 빈계재.  산행시작

 

 

 억새지대.  백이산이 살짝 머리를 내밀고 있다.

 

 

 

 

 

  낙안읍을 바라보고.

 

백이산을 바라보며 가파르게 오른다.

 

 

 

 넓은 억새초원을 바라보니 마음도 시원해지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낙안읍 뒤로 금전산이 희미하다.

 

 

 백이산 정상. 사방은 뚫려있으나 조망은 꽝.

 

 

 석거리재를 향하여.

 

 

 

 

 쾌적한 솔밭길.

 

 

 석거리재를 내려다보고.

 

 

 순천땅을 벗어나며 보성땅으로. 석거리재.

 

 

 삭막한 벌목지대.

 

 

 418봉 안부에서 바라본 지나온 백이산.

 

 

 올들어 처음 만나는 봄꽃.  생강나무꽃과 인사.

 

 

  그윽하게 바라보이는 추동 저수지.

 

 

 백이산은 점점 멀어져 가고.

 

 

 조림지로 조성해놓은 농장길

 

 

 민둥산.

 

 

 존제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철계단을 올라서고.

 

 

 점점 가까워지는 존제산.

 

 

 주렛재가 내려다 보인다.

 

 

 

 

 

 

 

 

 주렛재 이곳에서 왼쪽 임도따라 존제산 오르는 길.

 

 

 임도따라 정맥길로 진입.

 

 

 철쭉 정글을 통과하며.

 

 

 

 

 

 철쭉정글을 벗어나며 만나는 이동 통신탑.

 

 

 철쭉밭과 억새.

 

 

 철쭉터널을 빠져나와 만나는 임도.

 

 

 존제산이 바로앞에.

 

 

 군부대 정문 통과.

 

 

 존제산 정상인 헬기장.

 

 

 빈 부대건물앞을 지나며.

 

 

 철조망을 넘어서고.

 

 

 존제산 정상 풍광.

 

 

 개무덤.

 

 

 드넓은 존제산 정상

 

 

 모암재로 내려서며 산행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