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대로

철미산, 기우산, 조양산

산길 나그네 2024. 6. 23. 07:46

폭염과의 전쟁

 

▶산행일자: 2024년 6월20일

▶산행장소: 강원도 정선

▶산행경로: 오반동 애산농원입구-△ 철미산(636m)-와평마을

                 -신월1리(새터길)-와평교-기우산길-우암사-

                  석위바위 전망대-△기우산(874m)-701m봉-

                  조양산(646m)-정선제1교-아라리공원

▶산행거리및 소요시간: 10.2km/ 5:00

 

 

 

 

오반동(정선읍 애산리)~ 아라리공원주차장(정선읍 봉양리)

까지 진행도.

 

 

때이른 6월의 폭염속 오늘은 철미산을 오른후 정선읍

조양강 건너편에 위치한 기우산과 조양산, 3개의 산을

연계하며 무더위에 고생스런 산행을 한다.   

 

폭염속에 잡목을 비집고 올라선 철미산에 오늘 써야할

에너지를 다 탕진해  버리고,

정작 즐기면서 걸어야할 기우산과 조양산은 고행의

산길이 되어버린 힘든 일정이였다.

 

10:32    애산 3리 오반동.

 

 

 

철교 아래를 지나 애산 양떼목장 방향으로

철미산의 들머리를 찾아간다.

 

 

 

뜨거운 태양열에 몸은 타들어갈듯 숨이

막혀오나 용감하게 앞장서는 대원들을 쫓아

시멘길을 따라 오른다.

 

 

 

10:34    시멘길은 잠시, 우측 농로로 들어 길도

없는 잡초사이를 헤치며, 철미산을 향한 고행길이

시작되었다.

 

 

 

 

키를 넘는 개망초꽃을 헤치고 들어서니 길은 보이지 

않고 무성한 잡목들이 길을 막아선다.

 

 

 

능선안부를 향해 무조건 300m만 치고 올라서면

길이 나온다는데 300m가 만만한 길이 아니다.

오늘따라 햇볕은 강하고 오르막으로 일관한 잡목

사이를 치며 길을 만들며 올라선다 .

 

 

 

 

 

 

돌이 부스러져 내리는 험한 길에 이리저리

잡목 속을 뚫고 올라서는 앞사람들을 놓칠세라

사력을 다해 오르려니 몸은 땀으로 범벅이다.

 

 

 

11:01    고생끝에 길을 찾아 등로가 보이는곳에

서니, 해묵은 고목들이 눈에 들어오며 깊은 산중

에 들어선 실감이 느껴진다.

 

 

 

제대로된 등로에는 섰으나 한결같은 오르막길은

철미산 정상까지 쭈욱 이어져 편할사이 없이 오르고

또 오른다.

 

 

 

애산산성에서 올라오는 길이 따로 있었는지,

거친 산길에 처음보는 이정목이 반가워진다.

 

 

 

키다리 적송들과 아름들이 소나무들이 곳곳에

서있는 깊은 산중의 정취를 느끼며 철미산 정상을

향해 출렁거리는 산릉을 오르내린다.

 

 

 

 

 

 

 

11:20    △철미산(636m)

짧은 거리였으나 힘을 빼며 올라선 철미산 정상은

뙤약볕 아래 돌무지와 함께 정상석과 삼각점이

놓여있다. 

사방 수림에 가려있어 조망도 없고 남쪽 산자락에

테뫼식 석축산성인 애산산성이 있다고 한다. 

 

 

 

철미산에서 하산점을 찾아 한참을 우왕좌왕 하다

정상석뒤로 반듯한 등로가 보여 지도를 보니 신월리

로 내려서는 반대방향이다.

왔다리, 갔다리 길을 찾아보다 올라온 방향 좌측에

희미한곳으로 발자취가 보인다. 

 

 

 

철미산 정상만 밟으면 순조롭게 이어질줄 알았는데

내려서는 길은 올라선 길보다 더 험한 잡목속이다.

길도 전혀 없는 가파른 내리막길에 길에 혼을빼며

내려서려니 지옥이 따로 없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내리는 앞사람을

쫓아 급하게 내려서려니 가시에 찔리고 벌레에

쏘여 금새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간다. 

 

 

 

험한 바윗길에 몇번 미끄러지기도 하며 짧은

거리지만 힘겹게 철미산을 내려선다.

 

 

 

12:01     와평마을.

잡목과의 전쟁을 치르고 철미산을 빠져나오니,

다음으로 올라서야할 기우산이 손짓하고 있고.

넓은 밭 아래 뜨거운 태양열을 받고있는 와평마을

일대가 더위를 먹은듯 고요해 보인다.

 

우뚝서있는 기우산은 높아만 보이고,

철미산에 많은 체력을 소모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올라서야할 산길을 생각하니 숨이 막혀온다.

 

 

 

기우산을 향하여 작물밭을 통과하며 구불구불

돌아가는 마을길에 길찾기도 쉽지않다.

오룩스맵도 더위를 먹었는지 오작동을 하며 골탕을

먹여오고, 갈팡질팡, 땡볕속에 왔다리 갔다리........

 

 

 

어렵게 길을 찾아 와평마을을 통과하고,

59번 도로가 지나는 육교아래를 지나 기우산

입구인 기우산로로 들어선다.

 

 

 

 

 

 

 

와평교.

어천을 건너서고.

 

 

 

12:31    기우산길.

지글지글 끓어 오르는 시멘길따라 마을길을 통과

하여 기우산입구에 서니, 기우산,조양산 등산

안내도가 서있다.

철미산 잡목에 진을빼고 기진맥진한 산우님들이 너무

힘들어 이곳에서 정선읍으로 바로 탈출하신다고 한다.

몇 안되는 산우님들마져 포기하니 힘든 와중에 마음이

외로워진다. 

기우산 올라본지가 오래되어 기억에 없으니,  힘들지만

 용기를 내어 기우산을 올라보기로 한다.

 

 

 

우측 기우산 방향으로 들어 우암사까지 이어지는

시멘임도길을 따라 오른다.

 

 

 

산꼭대기 오르는것보다 더 힘든 오르막

시멘임도를 걸어 오르려니 죽을맛이다.

 

 

 

뜨거운 태양열은 모든것을 태워버릴듯 위세가

당당해, 쏟아지는 땀에 눈도 아프고 기운도 없다.

 

후회스런 마음도 들지만 묵묵하게 힘든 임도길을

걸어 오르노라니, 걷는것 보다는 뜨거운 열기를

감당하기가 더욱 힘들다.

 

 

 

12:50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지열과 태양열을

한 몸에 받으며 간신히 산길입구에 올라선다.

이제부터는 산길이지만 빡센 오르막으로 쉬임없이

오르막길을 걸어오른다.

 

 

 

 

 

 

 

나무그늘 없는 등로에 힘을쓰며 올라서다보니

뒤로 조망이 트이며 강원의 첩첩산군들이 내다

보인다.

한번쯤은 다 올라보았을 산들인데 ..................

 

 

 

13:06    우암사.

가파른 로프길을 몇개 통과하여 우암사에 선다.

범종각과 허술한 흙벽돌 집이 있는것이 미완의

절터인듯 보인다. 

인기척에 나오신 스님께서 주전자에 받아놓은 생수

를 주시니, 지쳐가는 산객에겐 감로수가 되어준다.

 

 

 

물 보충을 하고 절터 우측으로 올라 다시

길을 잇는다.

 

 

 

우암사까지도 오르막이었는데 오르막으로

일관된 된비알의 빡센산길은 기우산정상까지

계속된다.

 

 

 

줄기찬 오르막길.

 

 

 

13:34     석이바위 전망대 갈림길.

 

 

 

돌탑들이 여러기 서있는 갈림길에서  2분거리에

있다는 석이바위 전망대를 왕복한다.

 

 

 

정선읍과 주변 첩첩산군들이 내다보이나 나무에

가려 생각보다 조망은 시원하지 않다.

 

석이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정선읍과 민둔산, 비룡산 능선을 바라보고.

 

 

 

13:45    기우산 갈림길.

석이바위 전망대를 왕복하고 10분정도 빡세게

올라 기우산 갈림길에 서고,

좌측에있는  기우산 정상을 왕복한다.

 

 

 

13:48       △기우산(874m)

기우제를 지내던 산이라는데 30년전까지 만해도

가뭄이 들면 정선군수가 기우제에 참석했다고 한다.

옛날 나무표지판과 기우산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다.

 

 

 

기우산 정상을 밟고갈림길에 백하여 조양산으로

향한다.

긴 오르막 등로와 무더위에 체력은 고갈되어 있지만

멋스런 奇木들이 줄줄이 서있는 좋은등로가 이어진다.

시간에 쫓겨 여유없이 걸어가야만하는 발걸음을

채찍질하며 걸어간다.

 

 

 

푸른 녹음속에 우뚝우뚝 세월의 무게를 안고

서있는 노거수들과 함께하며 출렁거리는

능선을 오르 내린다.

 

 

 

 

 

 

 

등로는 다시 고도를 높여가기 시작하고 앞을 막고

있는 높은봉을 향하여 아주 힘겹게 올라서다, 너무

힘이들어 주저앉으니 지나온 기우산이 어느새

저만큼 멀어져있다.

 

 

 

14:18     701m봉.

조양산인줄 알고 올라섰는데 지도를 보니 

돌탑1기가 지키고 있는 무명봉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 500ml물병을 4개나 비워

버렸으니 산에서 물은 생명수와도 같은것이다.

 

 

 

조양산이 어디쯤 있는것인지 마음이

조급해지니 산은 더 멀리 있는것 같다. 

 

 

 

멋진 바위산에 奇巖 들이 있듯이 오늘 기우산의

산길엔 유난히 멋진 奇木들이 많이 보인다.

힘든 와중에 나무들을 보면 힘든 피로를 잠시

잊어지기도 한다. 

 

 

 

 

 

 

한오름 올라서니 기우산과 조양산 등산로 안내판

에 조양산까지 10분 거리라고 안내하고 있다.

 

 

 

 

 

 

 

마침내 전망데크가 나타나며 정상석이

놓여있는 조양산 정상으로 올라선다.

 

 

 

14:51    조양산(646m)

조양강이 발 아래로 흐르고 강원의 첩첩산중이

빙 둘러서있는 조양산 정상은 무더위와 싸우며

종일토록 힘들게 걸어온 피로감을 눈녹듯이

사라져 버리게 한다.

 

 

 

 

 

 

 

반원으로 유유히 흐르는 조양강변너머 정성읍

뒤로 비룡산과 민둔산이 보이고 멀게는 강원첩첩

의 산군들의 파노라마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조양산까지 다 밟아서고 이제는 내려설 일만

남아있으니 마음이 한층 가볍다.

긴 내리막길의 계단길과 로프길을 거치며 하산길

로 내려선다.

 

 

 

 

 

 

 

공원으로 조성된 솔밭을 지나고,

 

 

 

근처에 성불사도 있는 잘 조성된 공원 안을 지나

정선읍 북실리 도로로 내려서며 무더위속

힘겹게 걸어온 산길을 끝마친다.

거리상으로 10km정도 되는 산길이었으나 여름철

산길은 거리로 판단하면 큰 오산 이었음이 깨달아진다.

 

기우산과 조양산만 올랐으면 좋은 산길이었을것을

초반에 철미산의 잡목에  체력을 소진하고, 

좋은산길을 고행속에 지나온셈이다.

 

 

 

15:18    정선읍 북실리 424번 도로로 내려 건너편

에 보이는 정선읍쪽으로 도로를 건너 정선 아라리

공원에 주차되어있다는 산악회 버스를 찾아간다.

 

 

 

정선제1교를 건너서고,

 

 

 

반원으로 휘돌아가는 조양강을 내려다보며

보도길을 따라가노라니 뙤약볕에 주차장을

찾아가는것도 고생길이다.

 

 

 

 

 

 

 

15:35    정선 아라리공원 도착.

대부분 단축산행을 마친 회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기다리고계신다.

벌레에 쏘이고 잡목에 긁힌 상처를 보니 과거

고생스런 지맥산길이 되살아난다. 

몸은 고되었는데 마음 한구석 상쾌한 이 기분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