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에 묻혀버린 태기산과 아슬아슬
원시림 계곡의 징검다리를 넘나들며
▶산행일자: 2024년 7월4일
▶산행장소: 강원도 횡성
▶산행경로: 양구미재-태기산정상석 왕복-지맥삼거리
-남서능선-덕고산 갈림길-낙수대폭포-낙수대계곡길
-화전민터-청일면 신대리
▶산행거리및 소요시간: 13.89km/ 3:50
양구미재(강원 횡성군봉평면 진소리)~ 청일면주차장
(횡성군 청일면 신대리)까지 진행도.
남부지방에 연일 장마비 소식이 들려오는데,
강원도는 늦은밤 부터 비가 온다고 한다.
오늘은 영월지맥상에 있는 태기산을 밟고 남서
능선을 타고 태기산 국가생태 탐방로에 있는
낙수계곡길을 걷는 일정이다.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에 파묻힌
태기산은 오리무중,
태고적 원시림을 헤치며 장마철 수량이 넘실대는
징검다리를 아슬아슬 건너서는 스릴있는 산행을 한다.
9:39 양두구미재.
오늘 산행의 들머리 양두구미재에 내려서니 짙은
안개와 바람에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다.
양두구미재는이미 960m정도 고지에 있어 1259m
의 태기산 정상까지 힘들이지 않고 오를수 있는
산행 들머리다.
컴컴한 안개에 휩싸인 양두구미재에 내려서니
세찬바람에 보이는것이 없다.
어슴프레 보이는 경찰전적비 맞은편 6번국도를
건너 간신히 태기산 들머리를 찾는다.
태기산 입구 임도에 서니 태기산 국가 생태
탐방로 안내도가 여러갈래의 탐방로를
안내하고 있다.
태기산 정상을 밟고 걸어야할 낙수대 계곡길을
머리속에 담으며 태기산 임도길을 출발한다.
짙은 안개속으로.
은근한 오르막길의 시멘 임도길
은 태기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잿빛 안개속, 머리위로 '윙윙 '거리는 소리에
위를 올려다보니, 풍력기들이 돌아가고 있다.
'태기산' 하면 떠오르는 풍력기도 색다른
볼거리인데, 오늘은 모든것이 오리무중이다.
인위적으로 조성해놓은 풍력기 옆으로 정상
체험길 시점이 좌측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직진하는 임도길을 계속 따라간다.
10:05 고갯길 임도에 올라서고.
한오름 올라 우측 태기산 정상으로 바로 올라
서는 입구에 서니 과거에 없던 철망으로 막혀있다.
사람의 족적이 끊어진듯, 수풀이 차오른 계단길은
설사 개방했다 해도 올라설 마음이 전혀없다.
태기산 정상부는 군부대 시설안에 있어 철망길을
빙 돌아서는 길이니 미련없이 임도길로 진행한다.
高지대의 푸른 녹지위에 하나 둘 피어난 야생화
가 눈에 띄나 안개속에 묻혀있어, 안내판으로
나마 대신하며 지나쳐간다.
10:31 양두구미재를 출발하여 쭈욱 이어져온
직진 임도길에서 길은 갈라지고 태기산아래 있는
정상석을 밟기위해 유턴하듯, 우측으로 휘어지는
임도길 따라 태기산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우측 태기산 방향으로.
10:39 태기산(1259m) 정상석.
짙은 안개에 그냥 지나칠뻔하다 어렴풋한 태기산
정상석앞에 간신히 당도한다.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정상아래, 세워져 있는
정상석이 태기산 정상을 대신하고 있는곳이다.
보이는것 없이 안개속만 걸어오다 전망대까지
놓여있는 정상석앞에 서니 비로소 산에 오른
기분이든다.
횡성군 둔내면과 평창군 봉평리에 속해있는 태기산
은 횡성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강원 첩첩 산군들을
시원하게 조망할수 있고, 풍력기의 이색적인 풍광
도 빼어놓을수 없는데, 오늘은 도무지 보이는것이 없다.
예전에 없던 전망대가 있어 올라보니 멀리 원주
치악산과 가깝게는 어답산의 전망도가 그려져
있으나,
오늘은 답답한 안개에 글씨조차 가늠키 어렵다.
10:52 삼거리 갈림길.(우틀)
아쉬움속에 태기산 정상석까지 왕복하고
되돌아나와 원래의 길에 복귀하여 걸어가면,
얼마 걷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에 선다.
우측 연두색 펜스안으로 들어서면 자욱한 안개
에 도무지 보이는것이 없고,
맞게 가고있는지, 불안한 마음으로 걸어간다.
11:00 잡목숲 진입.
8분정도 함께가던 영월지맥은 계속 임도따라
덕고산 방향으로 보내고,
좌틀하여 음습하고 무성한 잡목 속으로 들어
철조망길따라 내려선다.
최근에 내린 비에 땅은 축축하고 족적없는
등로에 ,이끼낀 돌과 야생의 잡목과 잡초풀을
헤치며, 만만치 않은 숲길을 치며 내려선다.
힘겹게 내려서는 와중,안개숲의 몽환적인
풍광에 잠깐 눈길을 던져본다.
돌과 이끼로 가득찬 험한 등로가
얼마간 이어지고.
11:13
간신히 철조망길을 다 내려서긴 한것 같은데,
탈추구를 찾을수 없는 또다른 복병을 만난다.
나아가야할 임도는 철망 밖으로 보이는데
철조망길은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고 있으니..............
우왕좌왕, 탈출구를 찾아보다, 누군가 철조망에
나무를 매달아 발 딛을수 있게 한 곳을 발견한다.
임도길로 잘 나오긴 했으나 건너편으로의
진입로를 찾을 수 없어 왔다리, 갔다리.
밀림이 우거진 길없는 곳으로 무조건 파고
들어 족적이 보이는 제대로의 길을 만난다.
11:29 이정표가 보이는것이 제대로의
길에 들어서긴 한것 같다.
울창한 나무들속, 쓰러진 나무와 발목을
잡아끄는 나무덩쿨을 헤쳐가다보니,
우거진 원시림속 숲길에 상쾌함이 느껴진다.
거친 야생의 숲길이 이어지고,
11:34 갈림길.
덕고산과 태기산이 좌우로 갈라지고,
가운데 낙수대 계곡길로 들어선다.
낙수대 계곡길로 들어서니 정비된 등로에
점점 골은 깊어지고, 계곡의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장마철에 물이 넘쳐나는 징검다리를 아슬
아슬 건너서며 낙수대로 향하다보면,
이제 시작일뿐 오늘 산길에 수없이 많은 징검다리
에 고뇌하며 건너서게된다.
11: 41 낙수대.
데크로 되어있는 낙수대 쉼터에 당도하니
아래로 낙수대 계곡과 함께 , 아주 길게 이어지는
낙수폭포의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낙수대 폭포.
끝이 보이지 않는 아주 높은곳에서 뱀처럼 꿈틀
거리며 길게 흘러내리는 폭포가 신기하다.
장마철의 풍부한 수량에 오늘은 낙수대 폭포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으나 ,평시에는폭포처럼 보이지
않을것 같은 길고 가느다란 폭포다.
낙수폭포를 지나, 계곡길이 시작되며, 물이
넘쳐나는 징검다리를 수없이 건너서며
하염없이 계곡길을 따라 내린다.
계곡의 물은 징검다리위로 넘쳐나고,
거친 나무들과 돌길에 편할사이없는 길이
이어지고.
11:53 낙수대 계곡길 종점까지 4.4km가
남았단다. 원시림 계곡길에 가끔 나타나주는
안내판이 반가워진다.
평소 같으면 시원한 계곡의 풍광속에 무더위
를 피해 여유있게 걸어갈수 있는 계곡이나,
오늘은 세찬 물살에 징검다리 건너서는것이
쉽지않은 긴장의 연속이다.
숲길과 징검다리를 연신 넘나들며.
지금까지 신발을 적시지않고 잘 지나왔는데,
물살이 세어진 어느 징검다리에 서니, 세찬
물살에 건너서기가 쉽지않다.
궁리끝에 한 산우님이 돌을 주워다 징검다리사이
에 짚을곳을 만들어, 건너서는데 간신히 성공한다.
절대 비가오는 장마철에는 삼가해야할 계곡이다.
12:39 화전민 터를 지나며 계곡은 순해지고.
때묻지 않은 밀림속 고심하며 지나온
계곡의 산길도 이제 다 온것 같다.
12:46 청일면 마을로 나오니 세상은
평화로운것이 다른 세상이다.
아침에 자욱했던 안개도 사라지고.
대신 뙤약볕을 받으며 시멘길따라 종착지
신대리 주차장으로 향한다.
한참 걸어왔는데 아직 신대리 주차장까지
2.2km를 가리키고 있다.
산길과 달리 시멘길은 다리도 아프고 지루
하게종점을 향하여 터덜터덜 걸어간다.
13:15 신대리 주차장.
힘들게 걸어 신대리 주차장에 당도한다.
짙은 안개로 태기산에서의 조망은 없었지만
때묻지않은 천혜의 원시림속 낙수대 계곡에서
여름 무더위를 식히며 시원한 여름산행을
즐겨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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