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2024년 10월31일
▶산행장소: 충북 단양
▶산행경로: 보발1리 피화기마을 입구-피활기교-임도
-피화기마을-능선진입-북부능선-△용산봉(944m)-910m봉
-895m봉-은광삼거리-남부능선-610m봉-382m봉-용산골 체육공원
▶산행거리및 소요시간: 7.08km/ 3시간 55분
보발1리 피화기입구(충북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
용산골체육공원(단양군 가곡리 대대면)까지 진행도.
어느새 10월의 마지막날을 맞게된다. 유래없는 폭염에
허우적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슬그머니 다가왔던 가을
도 퇴색의 길로 접어들며 산속은 낙엽이 한가득 쌓여간다.
오늘은 충북 단양에 있는 용산봉을 올라본다. 용산봉은
용산골 체육공원에서 시작하여 제1능선, 제2능선의 암릉길로
올라 용산봉 정상부를 밟고 은광을 거쳐 용산골 체육공원
으로 원점회귀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나,
급경사 바위길의 에너지소모가 많은 구간이라 체력에 맞게
보발1리 피화기마을 입구를 들머리를 잡아 용산봉을
오르기로 한다.
10:25 보발1리 피화기 입구 버스정류소.
남한강변 59번 도로변 도담삼봉의 수려한 풍광속에 달리던
버스는 우회전하여 보발천을 끼고있는 구인사로로 들어
피화기 입구에 내려준다.
버스정류소 건너편 보발천 위에 놓여진 피활기교를 건너
용산봉 등산 안내도가 서있는 곳으로 건너간다.
오늘 산악회 일정은 사평리 암릉길 로 올라 용산봉을 밟고
구만동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코스인데, 암릉길에 에너지
소모가 많을것 같아 보발1리 피화기 입구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용산봉 정상을 밟고, 구만동 방향으로 내려 용산골 체육공원
으로 내려서는것이 목적이었는데, 구만동으로 하산 하던중,
은광 삼거리에서 우측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을 놓치고 뜻하지
않게 좌측 능선길로 멀게 돌아 용산골로 하산하게 되었다.
곱게 물들어가는 보발천의 물줄기를 내려다보며
시멘임도길따라 용산봉을 향해 출발한다.
누런빛이 역력해진 건너편 가을산릉을 바라보며 빙글
빙글 휘돌아가는 임도길을 하염없이 따라 오른다.
임도길은 발은 편한것 같으나 숲길 걸어오르는
상큼함이 없어 지루하게 발걸음을 옮겨간다.
임도길을 걸어온지 25분여, 우측 산길로 접어드는 등로가
보여 망설인다. 인적이 뜸해 묵어있는 산길등로에 확신
이 서지않아 계속 시멘임도길을 따르기로 한다.
10:59 피화기마을.
30여분 넘게 임도길을 빙글 돌아올라 가옥이 별로
많지 않은 피화기마을에 당도하니, 커다란 은행나무
고목과 피화정 정자가 산객을 맞아준다.
피화기 마을.
임진왜란때 정감록을 믿는 사람들이 십승지지(十勝之地) 를
찾아 정착한곳으로 난리를 피하는 터, 피화기라고 하는데,
실제 6.25때 총소리 한번 듣지못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부드러운 가을햇살을 받고있는 마을은 고요하고 인적도 없어
보이는데, 기둥에 걸린 곶감을 보니 사람의 흔적이 느껴진다.
피화정을 조금 지나 좌틀하여 밭길을 따라 가노라니
잠시후 진입 해야 할,
능선이 완만하게 우측으로 건너다 보인다.
앞에는 넓은 콩밭에 심어진 콩들이 여물어가고,
지나온 뒤로는 단양의 빼어난 산군들이 아름답게
흐르는 모습에 정겨움이 느껴지는 마을이다.
11:07 한적한 시골길은 이곳에서 끝나고, 우측길로
들어 용산봉의 등로가 시작되는 산길로 진입한다.
푸른 그물망 울타리가 있는 조그만 컨테이너
건물을 좌측에 끼고 조금 걸어가니 용산봉으로
향하는 숲길이 열리고 있다.
연두색 철문 옆을 지나 산길로 진입.
잡목들이 성성한 숲길로 파고들어 걸어가기 시작하면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듯,
길은 묵어있고, 자잘한 잡목가지를 제끼며 완만한 숲길
따라 올라선다.
완만한 숲길을 끝까지 따라 올라, 능선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선다.
보발1리에서 산길로 올라선 길이 만나지는 지점으로
용산봉을 향해 일직선으로 올라서는
산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며 등로는 뚜렷하나 돌과 나무
들이 믹스된 고르지못한 등로가 내내 이어진다.
11:28 20여분 정도 숨가쁘게 올라서니 용산봉까지
800m 이정목이 나오고 이제부터 일직선의 급비알길
이 시작되며, 땅에 이마를 박으며 줄기찬 급오르막길
로 올라선다.
나무들은 온통 황금빛을 물들어가고, 사방 빼곡한
나무들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묵어진 산길에 잡목과
씨름하며 숨가쁘게 올라선다.
나무들만 서있는 단순한 등로에 땅만보고 올라서다,
약간 펑퍼짐한 둔덕에 서니, 잎을 떨군 나무사이로
소백산쪽이 희미하게 내다보인다.
용산봉이 가까워지며 잡목의 저항은 더욱 극성스러워
지고, 얼기설기 얽혀든 잡목사이를 뚫으며 길을 찾아
오르노라니 힘에겨웁다.
천고지에 가까운 용산봉을 일직선으로 치고 오르려니
암릉길 못지않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등로이다.
11:55 깔딱길의 등로를 극복하고 낙엽속에
파묻혀있는 나무벤치2개가 놓여있는 안부에 선다.
이곳이 용산봉 인가...............?
아직 용산봉 정상까지 300m를 가리키고있다.
뾰족하고 험상궂어 보이는 용산봉을 저 편
에 바라보며 다시 거친잡목을 제끼며 올라선다.
잡목가지는 온 몸을 후벼오고 발등까지 차오르는 낙엽
이 가득한 깔딱 등로에 길마져 없어져버려 길을 만들며
올라서노라니 가파른 급경사에 다리에 쥐가 날것 같다.
길을 만들며 잡목을 헤쳐 오르려니 갑자기 험한
바위가 길을 막고있어 좌측으로 우회하여 돌아 오른다.
바위를 우회하여 편편한곳에 서니 소백산 능선이 내다
보인다. 용산봉이 바로 위에 있으니 용산봉에 올라서면
더 잘 보이리라, 지나쳐가지만 소백산 능선의 조망은
이것으로 끝이다.
12:00 △용산봉(944m)
마침내 험난한 일직선의 오름길 등로를 극복하고 용산봉
정상에 올라선다. 힘들게 올라섰지만 조그만 공터에 삼각
점과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는 볼품없는 산정이다.
소백산 국망봉과 형제봉 사이에 솟아있는신선봉에서 북서
방향으로 갈라져나온 소백산 자락에 솟아오른 산이다.
힘들게 올라선 보람도 없이 나무들이 빼곡한 비좁은
용산봉 정상에 허망한 발자국하나 남기고 내려선다.
사평2리와 구만동으로 내려서는 하산로에서 구만동
방향으로 내려서기로 한다.
가파르게 올라선 만큼 내려서는 길도 급경사
내리막길로 아주 위협적인 등로다.
고꾸러지듯 뚝 떨어지는 낙엽길이 미끄러워 마음놓고
발을 내딛었다간 절벽아래 황천길이다.
돌에 낙엽이 덮혀있는 가을철의 등로는 위험해 잠시도
방관할수 없으니 자연 거북이 걸음이다.
쩔쩔매며 내려서다보니 우측 멀리 희미하게 주변
산군들이 보여진다. 사평1리에서 올랐으면 잘 바라다
보았을 서쪽 방향의 조망들이다.
급경사 등로에 잡목은 온 몸을 휘저어 오고, 발뿌리에
걸리는 돌과 미끄러운 낙엽길에 마음이 쫄아진다.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무명봉을 향해 올라서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가을빛으로 단장한
화려한 가을숲을 여유있게 걸어가고 싶으나, 잠시 한눈을
팔면 금새 앞서가는 산우들이 보이지 않는다.
지도를 보고 가자니 속도가 느려지고, 앞선 사람의 머리에
집중하니 풍성한 가을숲은 즐길여유가 없다.
곤두박질하는 급경사 밧줄지대에 혼을빼며
기다시피 내려서고.
내려서는 와중, 소나무 사이로 사평리에서 올라서는
능선이 바라보인다. 겉보기에 순해보이는 능선같지만
암릉 오르막길이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어느곳으로 올라서든 용산봉의 산세는 험준한것 같다.
아슬아슬 손에 땀을쥐게 만드는 급경사 내리막
길을 내려서고, 신선봉 갈림길로 올라선다.
12:25 신선봉 갈림봉.
숨막힐듯 급하게 걸어온 발걸음을 잠시쉬고
우측능선으로 휘어간다.
황금빛 풍성함으로 물들어진 잡목사이를 휘저으며
거칠고 희미한 길을 놓칠새라
정신없이 오르내린다.
키다리 노송을 지나 가파르게 한오름 올라
은광 삼거리 갈림길에 선다.
12:53 은광 삼거리.
은광 봉우리 오르기전, 우측 사평리 방향의 정규 등산로
로 내려서야 하는데, 목적했던 방향과 달리 좌측 능선으로
가시는 산우님을 무심코 쫒아간다.
지리하게 능선길이 이어져 지도를 보니 정규등산로에서
벗어나고 있는것이 아닌가!!
능선따라 내려서도 도착지는 같으나 계곡길과 달리 2~3개
의무명봉을 오르내려야하는 험로의 능선길이다.
시간이 충분한 개인산행이면 능선으로 돌아가는 길도
즐기며 걸을수 있으나 빠듯하게 정해진 단체산행길에
험로로 들어섰으니 앞이 깜깜해진다.
능선으로 돌아가는 좌측 능선길에 들어 이끼낀
바위를 넘어서며 고생길에 들어서고.
거친 능선길을 오르내리며 걸어가다 무명봉을
하나 넘어선다.
줄기찬 잡목의 저항속에 670m봉쯤되는 무명봉을
넘어서고 능선은 우측으로 휘어간다.
원래 등로가 있는 길이나 시람의 발길이 뜸한곳인지
길은 묵어있고 수북한 낙엽속에 길이 보이지 않는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험로에 고생을 하다보니 산이나
세상살이나 한 순간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것같다.
은광삼거리에서 지나쳐 왔음을 알았을때 다시 백을
했어야 했는데, 후회가 무슨 소용이랴.
자잘한 봉우리 넘기가 계속되고.
거친 잡목숲길에 온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가는중
멀리 흐르는 소백산능선과 봉우등 능선이 바라보여
잠깐 기력을 회복한다.
우측 건너편 사평리에서 오르는 능선도 바라
보이니 어느정도 온것 같은데...........
구만동길로 내려섰으면 지나갔을 계곡의
골이 꽤 깊어 보인다.
14:04 380m봉.
아래로 많이 치고 내려선것 같은데 빼곡한 잡목속에
길이 아예 막혀버린다.
생가지로 서있는 잡목속으로 뛰어들어 무조건
나무속을 뚫으며 뛰어내리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지한 잡목을 뚫고 무덤가로 내려 서니 넓은공터가
나오고 마침내 고생길을 끝내고 광명을 찾는다.
넓은공터에 주렁주렁 달려진 감들이 오늘따라
정겨웁게 바라보인다.
넓은 밭 너머로 용산봉이 올려다 보인다. 밖에서 바라
볼때는 평범해 보이는 산인데, 정말 고생스런 산행을
하였다.
14:21 용산골 체육공원.
넓은 공터를 가로질러 내려서니 용산골 체육공원으로
연결되며 주차해있는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처음과 끝 모두가 힘들었던 용산봉은 생각보다 험한
산이었다. 풍성한 가을산의 정취를 즐길 사이없이
정신없이 걸어내려 무사히 용산봉 산행을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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