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호남정맥 16구간 가위재, 봉화산, 예재, 계당산 개기재

산길 나그네 2011. 7. 4. 07:41

 잡목과 가시덩쿨의 고행길

 

 ▶산행일자: 2011년 7월2일

 ▶산행장소: 전남 화순 보성

 ▶산행코스: 가위재-봉화산-시리산-예재-계당산-개기재

 ▶산행시간: 4:30

 ☞도상거리:약 15.5km

 

 ※.2주째 계속 이어지는 때이른 장마가 주춤하는 가운데 산행들머리인 가위재에 내려서니 시커먼

 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다. 바람한점 없는 높은습도에 후텁지근한것이 오늘

 산행의 예고편을 보는듯 하다.

 여름산행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시작하면 몸에 무리가 온다며 간단한 스타레칭을 하고 시작하

 라며 급하게 산으로 뛰어드는 성질급한 회원들을 대장이 막아 세우고 있다.

 지난번에 내려섰던 가위재 이건만 낯선땅에 내린듯 모든것이 새롭게 보인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뒤 도로를 건너 서서히 숲길로 접어들며 산행은 시작되었다.지난구간

 에서도 치성한 잡목과 가시덩쿨로 걷기에 힘들었는데 오늘은 더 더욱 제멋대로 뻗어버린 가시덤불

 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잔뜩 찌푸리고 있던 하늘에서 한두방울씩 비를 뿌리기 시작하고 축축해진 수풀속에 온통 몸과 발을

 휘감고 있으니 산행시작부터 가시덤불과의 전쟁이다.

 

 

 두팔을 높이들고 스틱을 휘두르며 잡목덩쿨을 헤쳐가자니 온통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수풀속에 머리

 만 보이며 앞서가던 사람이 보이지 않으면 우거진 수림속에 길이라도 잃을까 불안이 앞선다.

 작은봉을 넘고 평평한 안부에 서서 지나온 산길을 되돌아보니 제암산의 마루금이 안개속에 희미하다.

 약하지만 잠시 비를 뿌린탓인지 물기를 머금은 잡목덩쿨에 벌써 바지는 젖어버리고 온통 안개가

 시야를 가리우니 마음이 더욱 답답해진다.

 

 

 추동재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치고 수풀속을 헤치고산죽밭을 지나 올라서니 나무등걸 사이에 걸려

 있는 봉화산 팻말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아무런 조망도 없는 특징없는 봉우리다.

 봉화산을 출발한지 10분도 못되어 삼각점과 시리산 팻말이 걸려있는 465봉이 나타난다.

 안개는 더욱 짙어져 병풍을 두른듯 나무사이로 보이는 밖의 경관을 막아놓고 있는 가운데 구례리의

 마을이 어렴풋이 내다 보인다.

 

 

 밋밋하게 이어지던 숲길을 걸으며 온수산을 지나고 산길은 급하게 내리막으로 떨어지며 예재에 내려

 서게 되었다. 예재의 옛이름은 고치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화순과 보성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였으나

 예재터널이 뚫리며 29번 국도와 경전선 철로가 지나가며 지금은 도로보다는 한적한 옛길로 남아있다.

 도로를 가로질러 숲길로 진입 평범한 숲길로 이어지더니 벌목지대가 나오며 시야가 트인다.

 잠시나마 잡목덩쿨에서 벗어나고 멀리 통신탑으로 이어지는 작은 봉우리들이 그나마 시야에 들어온다.

 

 

 넓은 헬기장을 지나고 바람한점없는 날씨에 습도마저 높아 헉헉대며 잡목덤불을 헤치며 걷다보니 몸은

 벌써 파김치가 되어 버린다. 멀리 편백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 회원들이 보인다.

 잠시 편백나무 밑에서 쉬어가기로 하고 휴식을 취한다. 호남정맥길은 여름에는 정말 하기힘든 고행길

 의 연속이다. 낮은 봉우리를 수없이 오르내리며 가시덩쿨을 헤치며 지나가야 하니 힘은 두배로 들고 오늘

 처럼 습도가 높은 날은 최악의 고행길이다.

 

 

 편백림을 지나서 계당산을 향하는 마루금은 다소 평평한 길로 이어진다. 잠시 나무틈새로 내다보이는

 학동리의 저수지가 안개에 쌓여 하얗게 눈이 쌓인것 처럼 보인다.

 점점 치성을 부리는 가시덩쿨속에 분홍색꽃을 피우고 있는 싸리나무들의 저항이 대단하다.

 얼굴을 때리고 옷을 잡아뜯고 손과 팔을 할퀴고 발목을 붙잡는 가시덤불 지대는 계당산직전까지 계속

 되었다. 떡갈나무숲을 지나 569봉을 넘으며 가시덩쿨이 몸서리치게 지겨워질 무렵 하늘이 보이며 계당산

 정상이 나타난다.  아!! 얼마나 보고싶던 하늘이런가,,,,,,,,,,,,,

 

 

 사방이 트인 계당산 정상은 오늘의 최고봉으로 가장 조망이 빼어난 곳이지만 희뿌연 안개속에 간신이

 수묵화를 그리고 있는 산그리메를 바라보는것으로 만족해야 할것같다. 

 잡목덩쿨의 구덩이 속을 헤매다가 광명을 찾아서인지 빨리 지나치고 싶지않아 계당산 정상에서 15분간

 휴식을 취하며 넓은공간의 자유를 만끽해본다. 넓은 초원에 철쭉나무가 집단을 이루고 있고 잘 조성된 소나무

 길이 평화롭다.

 

 

 철쭉 군락지의 초원길을 지나 내려서는 길목에는 만개한 까치수염꽃들이 벌과 나비의 희롱속에 한가한

 풍경을 만들고 저 멀리 희미하게 내려다 보이는 복내리의 마을이 아름답게 내려다 보인다.

 천천히 만끽하며 넓은 헬기장을 내려서니 한창 꽃피우고 있는 비비추꽃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이어지는

 숲길따라 30분 정도 걸어 의령남씨 가족묘를 지나 화순과 보성의 경계인 오늘의 한산점 개기재로 내려서며

 산행을 마감했다.

 

 

 오늘 산행은 대단히 힘든 잡목덩쿨과의 전쟁이었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까지 합세해 전혀 조망도 못하고

 그렇다고 편안한 숲속에 안기지도 못한채 오로지 스틱을 휘두르며 잡목숲을 헤치다가 끝낸 고행길이었다.

 정맥길을 끊임없이 이어 간다는 것은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가위재.

 검은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한두방울 비를 뿌린다.

 

 

 산행들머리.

 

 

 산행들머리에서 바라본 풍광.

 

 

 

 

 

 

 산을 오르다 잠시 되돌아본 멀리 제암산쪽의 마루금.

 

 

 무성한 잡목숲으로.

 

 

우거진 산죽밭.

 

 

1시간만에 잡목숲을 헤치고 오른 봉화산 정상.

 

 

 봉화산 정상을 10분정도 지나 만나는 시리산.

 

 

 시리산 정상.

 

 

 시리산의 삼각점.

 

 

 나무틈새로 바라보이는 봉화산.

 

 

 

 

 

 나무사이로.

 

 

 한여름 숲속.

 

 

 예재 옛길.

 

 

 이 밑으로 예재 터널이 지나가지만 옛길은 한적하기만하다.

 

 

 

 

 

 예재를 건너 다시 시작되는 숲길.

 

 

 벌목지대로 올라서며.

 

 

 

 

 

 헬기장.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통신탑의 봉우리.

 

 

 

 

 

 

 

 

 편백림숲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아름다운 야생화들.

 

 

 

 멀리 가야할 마루금이 희미하게 보이고.

 

 

지독한 잡목지대를 지나고 계당산정상을 바라보며.

 

 

 계당산 정상에서 바라본 가야할 마루금.

 

 

 

 

 

 

 

 계당산 정상.

 

 

 계당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초원길.

 

 

  희미하게 보이는 가야할 마루금.

 

 

 복내면 마을이 희미하게 보이고.

 

 

 소나무와 철쭉나무.

 

 

 

 

 

 

 

 

 까치수염꽃이 군락을 이루고.

 

 

 

 

 

 넓은 헬기장에 내려서고.

 

 

 

 

 

 잠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의령남씨 가족묘로 내려선다.

 

 

 개기재를 바라보고

 

 

 오늘의 하산점 보성군과 화순군의 경계인 개기재로 내려서며 산행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