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줄기따라 1

설악산 서북능선~공룡능선 (2부)

산길 나그네 2013. 9. 29. 11:49

 

 

 

 비속에 바라본 걸출한 공룡능선

 

 

 

 ▶산행일자: 2013년 9월23일~9월24일

 ▶산행장소: 강원 인제

 ▶산행코스: 23일=장수대-대승폭포-대승령-1289봉-1408봉-귀떼기청봉-한계령갈림길

                       -끝청-중청대피소

                24일=중청대피소-대청봉-희운각-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금강굴 갈림길

                       -비선대-소공원

 ▶산행시간: 서북능선=9:00

                  공룡능선=7:00

 ☞교통: 갈때=동서울터미널(강변역)7:30발-장수대9:45착

            올때=설악산소공원 시내버스-속초시외버스터미널16:30발-동서울 터미널18:50착

 

 

 

 

 

 

 

 

 

 

 

 

 

 원래 잠 자리가 바뀌면 함숨도 못자는데 어제 산길에 몸이 많이 고달펐는지

 코까지 골며 잤다는 말에 민망해 하며 새벽 4시에 기상하니 대피소 밖으로

 불어오는 회오리 바람소리가 대피소 건물을 집어 삼킬듯 한겨울속에 있는 듯 하다.

 역시 변화무쌍한 대청봉의 기후는 아무도 장담할수가 없는 곳이다.

 

 바람소리에 밖으로 나가기도 겁나지만 조금이라도 비가 오기전에 산행을

 서두르기 위해 겨울 파카로 중무장하고 대피소 밖으로 나서니 어둠에 우뚝 서있는

 대청봉은 아직 잠에서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커먼 하늘은 비가 오려는지 검은 구름에 덮여있고 광풍처럼 불어오는 바람에

 몸이 날라갈것 같아 스틱으로 중심을 잡으며 20여분 걸려 대청봉 정상에 올라서니

 늘 많은 사람들로 붐벼 정상석조차 찍을 수 없었던 대청봉 정상은 컴컴한 어둠에

 무시무시한 바람을 맞으며 고적하기만 하다.

 

날은 밝아질 기미가 보이지않고 어렵게 올라선 대청봉을 그냥 내려서기 허전해 바람을

피해 바위아래로 잠시 피신하여 날이 밝아지길 기다리고 있노라니 한두 사람씩 올라선

사람들이 랜턴불빛을 밝히며 사진을 찍고 있다.

재빨리 틈에 끼어 어둠에 잘 포착되지도 않는 정상석을 찍고 설악의 최고봉에서의 멋진

 일출의 꿈을 접고 중청대피소로 발길을 돌린다.

 

 

 

 

 대청봉에 자취를 남기고.

 

 

 

 중청 대피소로 향하는 허전한 발걸음.

 

 

 

 

 

 

 중청 대피소에 백하여 넘어가지 않는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산길을 나서는데

 대피소 직원이서울은 지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며 이곳은 9시 정도에 비가 내릴

 예정이니 참고 하라고 한다. 과거에는 전화조차 잘 연결되  않는 곳이었는데 일기

 예보까지 해주는 문명의 이기가 이곳까지 침투한것을 보니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중청대피소에 백.

 

 

 

 

 

 

  끝청갈림길로 올라 소청 0.6km의 방향표시따라 걸어가노라면 역시 고봉의

 신선한 공기는 폐부 깊숙히 파고들며 머리를 맑게 해준다. 사방 안개가 깔려

 있어 지척을 방해하지만 어느새 고운 빛깔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색들이 아주

 아름답다.

 

 끝청 갈림길에서 소청봉을 향해.

 

 

 

 아침의 신선한 기운.

 

 

 

 

 

 

 과거에 없던 나무계단 데크가 오늘처럼 안개낀 날은 편안하게 내려설 수

있어 나쁘지만은 않은것 같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등로따라 중청을 출발한지

 50분걸려 희운각에 내려서니 참고있던 하늘에서 마침내 한두 방울 빗방울을

 떨어트리기 시작한다.

 각오하고 나선 산길이지만 아름다운 공룡릉을 접하기도 전에 방해꾼을 만나니

 심란한 마음을 금할수가 없다. 과거에는 계곡에 물이 맑고 깨끗하여 식수를 받아

 넣기도 하였는데 많이 개발된 주변환경에 참 오랜만에 설악을 찾아왔음을

 깨닫는다. 500ml생수를 1500원 주고 사서 배낭에 넣고 희운각을 출발한다.

 

 

 

 

 

 

 

 희운각을 지나 흐릿하지만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산릉을 감탄하며

 안개에 빼앗끼기 전에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고 무너미고개 삼거리로 내려섰다.

 

 안개속에 차츰 산릉이 드러나고.

 

 

 

 

 

 

 

 

 

 

 

 

 

 

 

 

 

 

 

 

 

 

 무너미고개 삼거리에 이르러 우측은 양폭산장을 거쳐 천불동 계곡으로 향하고 좌측 공룡

 능선방향으로 들어서 조금 걸어가다 지도에 있는 신선암이 너무 궁금하여 뚜렷하게 직진

 하는 길을 버리고 우측 막아놓은 로프줄을 넘어 신선암쪽으로 들어서니 족적은 뚜렷하고

 올라설수록 기암 절벽들이 나타나며 축축하게 물기 머금은 바위들이 발길을 위협하고 불

 어오는 바람속에 위를 올려다보니 공룡능선으로 이어지는 바위길이 험난해보여 20분간 애

 쓰며 올라선 산길을 포기하고 돌아선다. 억세게 불어오는 바람에 애꿎은 모자만 날려 버리

 고 다시 무너미고개로 백하였다.

 

 무너미고개.

 

 

 

 신선암으로 올라서며 바라본 풍광.

 

 

 

 

 

 

 

 

 

 

 다시 무너미고개에서 뚜렷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며 쇠줄을 잡고 가파르게

오르막 등로따라 얼마간 올라서고 설악의 걸출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바위에 서게되었다. 비는 약간 오지만 다행히 안개가 벗어져 그럭저럭 시야가 트인다.

좌측 서북능선쪽은 희미하고  기암들로 날카롭게 솟아오른 공룡릉의 위용은 마음을

압도해오고 천화대 능선과 범봉 멀리 쇠뿔모양의 세존봉 아스라이 가물가물 시야를

들락거리는 울산바위등 설악의 진면목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에 마음이 시려온다.

 

 전망대 바위에서.

 

 

 

 

 

 

 

 

 

 전망대 바위.

 

 

 

 공룡능선.

 

 

 

 

 

 

 

 

 

 

 

 

 

 

 

 멀리 울산바위가 가물가물.

 

 

 

 

 마음을 흔들어 놓는 풍광에 한동안 빠져들다 정신을 차리고 마등령

 3.6km의 방향표시 따라 공룡능선길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했다. 거대한

 암릉을 지나고 시작되는 걸출한 공룡의 아름다움은 어떤 언설과 필설이

 가당치 않은 멋진 구간으로 줄곧 이어진다.

 

 

                                

 

 

 

 

 

 

 

 

 

 

 

 

 

 

 

 급경사의 등로따라 한차례 올라서고.

 

 

 

 

 

 가야할 큰새봉쪽을 바라보고.

 

 

 

 

 

 커다란 봉을 넘고 다시 떨어져내리는 등로.

 

 

 

 

 

 

 

 

 지나온 길.

 

 

 

 

 

 

 

 

 

 

 

 

 

 

 

 

 

 울산바위.

 

 

 

 

 

 

 

 

 

 

 

 가파르게 다음봉을 향하여.

 

 

 

 

 

 

 

 

 지나온 봉.

 

 

 다시 깊게 떨어지고.

 

 

 

 

 

 힘들게 올라서 마등령쪽을 바라본다.

 

 

 

 

 

 

 

 

 

 

 

 마지막 봉을 올라서 세존봉과 멀리 울산바위쪽을 바라보고.

 

 

 

 

 

 

 

 중청 대피소를 출발한지 4시간 45분 만에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하니

 빗줄기는 굵어지고 그나마 보이던 풍광은 안개사이로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경관에 취해 배고픈 줄 모르고 걸어왔는데 다리도 아프고 시장기가 돌며

 기운이 빠져온다. 신선암오르다 바람에 잃어버린 모자 덕에 머리위로 물은

 흐르고 빗줄기를 피할곳도 없는 물기 많은 풀섶에 구질구질한 점심상을 풀고

 먹기 시작하는데 정말 그 맛이 꿀맛이다.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하고.  

 

 

 

 

 마등령 삼거리 이후 비선대쪽을 향해가는 등로는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깊게 떨어지는 계단길과 돌길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짙어지는 안개속에 지척이 보이지 않는 등로를 걸어 내리며 설악의 핵심구간인

 공룡릉을 보고 걸어온 것을 위로 삼으며 한없이 이어진 산길에 앞만 보고 걸어간다.

 날만 좋으면 이 구간도 참 아름다운 전망이 이어지는 곳인데......

 

 비선대를 향하여.

 

 

 

 

 

 

 

 

 

 

 지루하게 이어지는 계단길과 돌길을 지나  금강굴 갈림길에서면 학창시절

 수학여행길에 올라섰던 금강굴은 매번 올때마다 지친 상태에서 포기하고

 지나갔다.

 돌길의 연속인 등로에 발가락의 통증과 시큰거리는 무릎을 질질끌며 대단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등로따라 마등령 삼거리를 출발한지 2시간 40분 걸려 오늘의

 종착지 설악산 소공원으로 내려서며 장수대를 기점으로 서북능선과 공룡능선에

 이르는 설악의 주요 산릉을 무사히 끝마치게 되었다.

 

 금강굴 갈림길.

 

 비선대.

 

 

 

 

 

 

 힘든산길 이지만 산행을 끝마치면 다시 그리워지는 설악산.(산행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