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호남정맥4구간 한치, 따리봉, 도솔봉, 형제봉, 월출봉. 미사치

산길 나그네 2011. 1. 17. 22:48

 

 

 

눈과 바람속을 뚫으며

 

 

 

 ▶산행일자: 2011년 1월15일

 ▶산행장소:전남 광양, 구례, 순천

 ▶산행코스: 논실-한재-따리봉-도솔봉-형제봉-월출봉-깃대봉-미사치-심원

 ▶산행시간:6:00

 ☞도상거리:13.5km  접속거리 3.0km

 

 ※.남쪽 지방이라 그런지 이곳 논실마을에 내리니 싱싱하게 서있는 초록빛 나무와 붉은빛이

 감도는 이름모를 나무들이 봄이 머지 않았음을 알려주듯 평온함이 느껴진다.

 지난번 지루하게 걸어 내려갔던 논실마을에서 1km정도 버스가 더 올라가 송어 양식장 앞에서

 하차 하며 산행을 시작 하였다.

 오늘 구간은 한재에서 부터 미사치까지 13.5km의 정맥길과 접속거리까지 합쳐 약 16.5km에

 이르는 겨울산의 고단한 길이라 시작부터 마음이 긴장된다.

 

 

 하얀 눈이 내려 얼어붙은 반질반질한 눈길을 20분간 걸어 한재에 도착하니 지난번에 내려섰

 던 따리봉의 팻말이 친근하게 맞아준다. 숲속으로 진입하여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 하였다.

 봄기운을 풍기던 논실 마을과는 달리 오르막으로 치닫는 산길은 한 겨울의 침묵속에 빠진 벌

 거숭이 나목들의 초췌한 모습과 뼛속까지 파고드는 바람에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미끄러지

 며 오르는 급한 오름길이다.

 

 

 약 300m 정도의 고도차를 극복하고 따리봉 정상에 서니 조망이 무척 아름답다.

 구례군 간전면의 마을과 백운산 상봉, 억불봉, 남쪽으로 흐르는 능선이 힘차고 멀리 호남정맥

 의 시작봉인 망덕산과 천왕산, 그너머 광양만까지 아련하다.

 가깝게 바라보이는 눈을 이고있는 도솔봉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과연 큰산임을 알 수 있다.

 철계단 몇개를 내려서며 약간 고도을 낮추어 가다 참샘이재에 이르니 왼쪽으로 논실마을로의

 하산길이 갈라진다.

 마루금은 계속 직진, 헬기장을 만나며 바로 앞에 도솔봉이 우람하게 서 있는 모습이 바라보인다.

 맑은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흰구름이 산과 조화되어진 멋진 풍광에 가슴이 설레인다.

 

 

 헬기장 지나 도솔봉 정상에 서니 지나온 따리봉과 백운산이 더욱 웅장하게 다가오고 북쪽에

 일직선으로 희미하게 바라보이는 지리산의 연봉들이 아름답게 반짝인다.

 도솔봉에서 뻗어나간 산줄기를 경계로 성불계곡과 논실쪽이 갈라져 있는 것을 바라보며 840

 봉인 둥주리봉을 지나 형제봉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포슬포슬 하게 쌓인 눈을 밟으며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니 벌써 형제봉이다. 두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솟아있어 형제봉 인가 보다.

 첫번째의 봉우리가 동생봉이고 바로 지척에 철계단을 달고 있는 봉우리가 형님봉으로 정상석

 과 삼각점이 있다. 지나온 도솔봉과 그 옆으로 힘차게 뻗어내린 남쪽의 산 줄기가 눈 속에 더욱

 힘차고 백운산 상봉은 점점 멀어져 간다.

 

 

 형제봉을 지나면서 부터 완만한 능선길에 눈이 허벅지 까지 빠져 한번 발을 집어넣었다 빼는것

 이 천근만근 무거워 시간과 에너지가 두배는 더 드는 길이다.

 불어오는 삭풍이 두개 겹쳐낀 장갑 속으로 파고드니 손가락 마저 무감각해진다. 사람의 키를 훌

 쩍 넘는 산죽 터널을 빠져나와 월출재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가로질러 아무것도 없는 월출봉에

 발 도장을 찍고 내려와 다시 임도로 내려 건너 숲길로 진입 능선은 남쪽으로 휘여진다.

 

 

 사방이 뚫어진 고개 마루에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대고 오름길로 계속되는 산길은 너무 추워

 얼굴이 따끔 거린다. 가운데가 조금 파여진 곳에 서니 약간 바람이 멈짓한다. 입김에 고드름이 주

 렁주렁 달린 마스크를 벗어 버리고 두꺼운 마스크로 갈아끼고 재무장하고 다시 산길을 걸어가노

 라니 윙윙 거리는 바람에 나무들의 울부짖음이 마음속 깊이 공포심을 일게 한다. 소백산 칼바람이

 유명 하다지만 이곳의 바람도 그에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는 바람이다. 자칫하면 몸 마저 날아

 갈 것 같다. 아마도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쯤 되지 않을까? 앞에 놓인 봉우리 2개를 넘어야 깃대봉

 인데 이대로 과연 안전하게 갈 수 있을런지................

 

 

 힘들게 칼바람을 뚫고 오른 깃대봉은 계족산 등산 안내도와 체육시설이 있는 평범한 봉우리다.

 먼저 올라오신 회원님 한분이 고맙게도 따뜻한 오미자차를 건내신다.

 몸과 마음의 긴장이 다소 풀어진다. 참으로 겨울 산행은 힘들고 두려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

 닫게 된다. 이제 힘든 고비는 넘겼고 다시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10분 정도 내려서니 삼면 경계

 봉이 나타난다. 순천 서면과 황전면, 광양시 봉강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왼쪽으로는

 여수지맥길로 분기한다. 이곳부터는 광양땅을 벗어나 순천땅을 밟게 되는 셈이다.

 

 

 

 삼면 경계봉을 조금 지나 전망바위에 서니 순천 황전면의 마을이 보이고 가야할 마루금이 차츰

 몰려오는 구름속에 멋지게 펼쳐진다.

 점점 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심상치 않다. 발걸음을 서둘러 무심코 앞사람의 발자국만 보고가다

 우측으로 갈라진 길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 계속 내려서니 점점 잡목이 길을 막아 내려설 수가 없

 다. 잘못 들어선 예감이 느껴진다.

 20분을 급내리막으로 내려섰는데 되돌리기에는 너무 힘들지만 틀렸다고 생각했을때 발길을 돌

 리는 것이 현명하고 안전한것 같다.

 

 

 마지막 사력을 다해 내려섰던 길을 올라 10분정도 숨이차게 걸어가니 우측길에 리본이 나풀거린

 다. 반가운 리본을 보고 평평한 걷기좋은 산길로 제대로 들어서게 되었다. 

 

 검은 먹구름이 마침내 눈바람을 뿌리기 시작한다. 뛰다시피 걸어 송전탑을 지나 밋밋한 숲길을 걸

 어가니 오늘의 하산점인 미사치가 나온다. 다음 구간인 갓거리봉이 우뚝 힘들게 걸어온 산꾼을 내

 려다 보고있다. 이곳에서 500m거리의 숲길을 걸어 심원 마을로 하산 산행을 종료했다.

 

 

 

 날씨만 좋았다면 그다지 어려운 구간은 아니었지만 한 겨울 한파속에 걷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거

 리다. 같이 오른 회원님 두분이 깃대봉 근처에서 기력을 잃어 내려오지 못한다는 연락이 왔다.

 이미 날은 어두워 7시가 넘었는데 맹렬한 추위속에 눈바람은 몰아치고 다들 사색이 되어 안절부절

 119에 구조요청을 해 대원들이 올라가 우여곡절 끝에 길을 찾아 밤 10시30분 무사히 구조되어 서

 울로 출발할 수 있었다.

 

 

 겨울 산행은 보통때보다 많은 체력소모와 돌발적인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 이렇

 게 현실에 부딪치니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빼어난 경관속에 눈과 매서운 바람탓에 촉박하고 어수선하게 한 산행이었다.

 

 

 

 

 

 

 

 산행시작

 

 

 한재를 향하여

 

 

 한재고개. 따리봉으로

 

 

 가파른 눈길을 올라치며

 

 

 숨가쁘게 오르다 잠시 뒤돌아본 백운산.

 

 

숨차게 오르며 바라본 따리봉

 

 

 

 

 

 백운산 상봉을 바라보고.

 

 

 따리봉이 가까워 오고

 

 

 

따리봉 정상

 

 

 따리봉에서 바라본 백운산

 

 

 따리봉에서 바라본 도솔봉

 

 

멀리 망덕산과 천왕산이 보이고  광양만까지.......

 

 

도솔봉에서 흘러내린 남쪽 지능선

 

 

도솔봉으로의 능선길

 

 

 

 

 

 

 

 구례군 쪽 마을을 바라보고

 

 

 

 

 

 

 

 

 헬기장에 오르며 만난 흰구름

 

 

  헬기장에서 바라본 도솔봉

 

 

  되돌아본 따리봉

 

 

 참샘이재

 

 

 따리봉

 

 

 백운산 상봉

 

 

 남쪽 지능선 뒤로 억불봉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다.

 

 

 철계단을 올라 도솔봉 정상으로

 

 

 도솔봉 정상

 

 

 

 

 

도솔봉 정상에서 바라본 따리봉과 백운산 상봉

 

 

 가야할 마루금

 

 

 조령리쪽

 

 

 북쪽으로 지리산 연봉들이......

 

 

 천황봉도 아스라이

 

 

  성불사 갈림길

 

 

 

 

 

 

 

 

 

 

 

 

 

 

 

 

 

 형제봉에서 바라본 동생봉

 

 

 

 

 

 가야할 능선

 

 

 형제봉의 삼각점

 

 

 깃대봉 정상

 

 

 

 

 

 

 

삼면 경계봉정상.     왼쪽으로 계족산 가는길

 

 

 삼면 경계봉에서 바라본 깃대봉

 

 

 순천 황전면 마을

 

 

 오늘 산행의 종착지

 

 

 심원 마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