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고개를 넘나들며 걸은 기나긴 하루
▶산행일자: 2013년 3월30일
▶산행장소: 충남 청양 보령 홍성
▶산행코스: 공덕재-백월산-금북산줄기 갈림길-스무재-은고개-물편고개-보령고개-우수고개
-가루고개-오서산 갈림길-금자봉-공덕고개-신풍고개-꽃밭굴고개-생미고개
▶산행시간: 7:30
☞산행거리: 20km
교통: 갈때=장항선 영등포역(6:31)-대천역(9:00)-보령터미널 청양행(9:08)-화성면하차-공덕재(택시)
올때=생미고개(장곡면)히치-홍성역(17:58)새마을호-영등포역(19:47)
오늘은 열차를 이용하여 금북길에 오르기로 했다. 지난구간 공덕재에서 승용차를 얻어타고
쉽게 내려왔지만 오늘 다시 공덕재로 접근하려니 교통수단이 아주 복잡해진다.
영등포역에서 6시31분발 장항선 열차를 타고 대천역에 내려서니 정각 9시다. 9시8분에 출발
하는 청양행 버스를 놓칠세라 대천역에서 5분거리에 있는 보령터미널을 향해 전력을 다해 달
려 출발직전인 청양행 버스에 간신히 올라 20분정도 걸려 화성면에 하차했다. 배차간격이 뜸
한 시골에서는 한번 버스를 놓치면 몇시간씩 기다려야하는데 순조롭게 이어진것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바로 버스정류소 앞에 대기하듯 서있는 택시를 타고 5분 정도 고갯길을 올라 공덕재 고개마
루에 서게 되었다.
흐릿한 날씨에 화사한 햇님은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약간의 음산한 기운마저 감도는 화성면과
남양면의 경계에 있는 610번 도로 공덕재에서 백월산 3km의 이정목을 보며 오늘의 산행을 시
작 하였다.
공덕재.
많은 표지기들이 환영하는 숲길뒤로 쾌적한 소나무숲길이 열리며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소나무와 바위가 적당히 어우러진 걷기좋은 능선을 오르내리다 소나무와 바위가 서있는
282봉에 서면 어느새 백월산이 고개를 내밀며 손짓하고 있다.
282봉.
소나무 숲길따라 잘 조성된 묘역에서 올라서니 바로 앞에 보이는 361봉은 가깝게 다가와 있고
그 뒤로 높이 솟아있는 백월산은 잔뜩 기를 죽이고 있다.
신왕리와 정자리 갈림길인 간티로 내려서고 약간 가파르게 이어지는 등로따라 올라서 나무
벤치2개와 바위가 모여있는 293봉에서면 멀리 가야할 금북의 산줄기는 아련하게 흘러가고 오
서산 아래 화성 농공단지와 화성면 일대의 오밀조밀 펼쳐지는 들녘이 흐릿한 하늘아래 잔잔하
게 누워있다.
묘역에서 바라본 361봉과 그 뒤 백월산.
293봉.
오서산과 화성면일대 좌측으로 금북정맥 마루금.
가깝게 다가온 361봉과 백월산.
293봉을 지나 안부로 내려섰다 봉우리 같지 않은 361봉을 지나면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며
급내림길로 떨어져 자갈길 임도를 가로질러 나무계단으로 오르며 가파른 백월산으로의 본
격적인 오름길이 시작 되었다.
361봉.
자갈길 임도를 가로질러 오른다.
누런 낙엽들이 나뒹구는 등로는 마치 가을숲길을 걷는 착각에 빠트리고 하얀 로프줄이 걸려
있는 가파른 오름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땀을 한바탕 쏟으며 마지막 로프줄과 나무계단길의
깔딱을 치고 올라서니 530봉헬기장 갈림길 안부에 서게 되었다.
좌측 530봉쪽의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방향을 돌려 백월산의 주능선에 서며 시멘트와 자갈
을 합쳐놓은듯 특이한 바위길이 나타나며 밋밋하게 걸어오던 육산길에 포인트를 주며 바위길
걷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530봉 헬기장 갈림길. 정맥길은 우측으로.
배문 갈림길을 지나며 바위와 조화를 이루는 아름들이 소나무들이 간간이 나타나며 눈을 즐겁게
해주고 바위들이 줄지어 서있는 줄바위를 지나 시야가 트이는 곳에 서면 지난번에 지나온 오봉산
까지 이어지는 금북의 산줄기와 그 너머로 꽃처럼 겹겹이 포개지며 출렁대는 산그리메가 메아리
쳐오고 우측 화성면일대의 낮은 구릉아래로 가야할 마루금도 또렷하게 그려진다.
오봉산과 금북의 산줄기.
멀리 오서산과 가야할 금북의 마루금과 화성면일대.
남양면일대.
이정석이 양쪽으로 서있는 백월산 정상은 조망이 가려져있다. 나무가지 틈새로 청양군 남양면
일대가 흐릿한 하늘아래 희미하게 내려다 보이는 정도로 오히려 백월산 직전의 공터에서 바라
보는 조망이 빼어나다.
새벽에 집을 나서 아침도 제대로 못먹고 올라서인지 기운도 없고 배도 고프다. 넓은 평상에 앉
아 가지고 온 샌드위치를 풀어놓고 먹기 시작하는데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땀은 금새 식고
밀려드는 한기에 온 몸이 떨려 오래 지체할 수 가 없다. 먹다말고 일어나 길을 재촉하며 걸어간
다. 남쪽 지방은 온갖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있다는데 이곳은 아직 겨울의 기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백월산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남양면일대.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바위길을 밟으며 5분정도 내려서니 금북산줄기갈림길이라는 준.희님의
팻말이 나무에 걸려있다. 성태산으로 이어지는 성주지맥 마루금은 직진으로 이어지고 정맥길은
우측으로 급하게 꺾어지며 지금까지 남쪽을 향하던 금북정맥은 이곳을 기점으로 서북진하며 방
향을 급선회한다.
금북산줄기 분기점. 정맥길은 이곳에서 급우측으로 꺾어진다.
소나무 숲길따라 점점 고도를 낮추어가다 429봉을 지나 또 한번 우측으로 급하게 꺾어지며
내려서고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쭉쭉 뻗어있는 낙엽송지대는 아직 한
겨울잠속에 빠져있는 가운데 노랑 생강나무가 살포시 봄을 맞고있다.
파란 물탱크가 보이는 곳에서 산길은 끝나고 우측으로 시온산 수양원의 임도길을 따라 걸어
가노라면 사납게 짖으며 쫓아오는 개들의 성화에 스틱을 휘두르며 종종걸음으로 묘가있는 넓
은 공터에 올라서고 우측 대나무숲에 리본하나가 붙어있어 대숲으로 진입하여 빠져나오니 임
도길이 이어지며 멀리 가야할 묘역너머 165.2봉이 바라보인다.
산길이끝나고 시작되는 임도길.
이곳에서 우측 대나무숲으로 진입한다.
대숲을 빠져나와 임도길에서 바라본 묘역너머 165.2봉.
임도따라 조금 걸어가다 우측길로 진입하여 멀리보이는 묘역 상단을 향해 올라서고
숲길따라 내려서면 청라와 화성을 연결하는 36번도로 스무재에 많은 차량들이 질주
하고 있다.
165.2봉.
도로를 건너 보령시 표지판이 있는곳에서 시멘임도따라 오르자마자 바로 숲길로 진입하여
고개마루까지 올라 우측 숲길로 진입한다. 어수선하고 희미한 등로가 간신이 이어지며 잡
목을 헤치고 올라서면 묘가 차레로 나타나기 시작하며 직진하여 올라서 215봉이라고 생각
되는 묘지 상단에서 우측으로 꺾어내려 희미한 고개길인 은고개를 가로질러 올라선다.
스무재.
고개마루에서 우측으로 진입.
은고개.
울창한 소나무숲길이 이어지며 계속되는 편안한 등로따라 254봉을 지나 287봉에 서면 긴가민가
애매하게 걸어오던 산길에 많은 표지기들이 정확하게 걷고있는 마루금을 확인시켜주고있다. 287
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며 얼마간 잡목숲을 따라가다 안부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오르면 56번 송
전탑이 나오고 그 아래를 통과하여 우측으로 축사건물을 바라보며 나오니 물편이 마을과 물편고
개가 바라보인다.
소나무숲길.
287봉.
안부사거리.
56번 송전탑.
물편고개를 바라보고.
보령 신산리와 청양 화강리를 연결하는 610번도로 물편고개로 내려서 우측으로 조금 진행하다
거울이 서있고 비닐하우스 건물옆 우측으로 올라서며 다시 마루금을 이어간다.
동그란 참호를 지나 아래로 내려섰다 올라서서 잠시 지나온 산길을 뒤돌아보며 휴식을 취하려
니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은 옷속까지 파고든다. 음산한 기운에 휩쓸려 고
독한 마음이 밀려드는것이 역시 사람은 자연에 영향을 받는 존재인것 같다.
물편고개.
원형참호 아래를 지나고.
푸른 보리밭이 펼쳐지는 밭으로 올라 우측으로 서있는 송전탑을 바라보며 좌측 밭둑으로
올라서 걸어가다 숲길로 진입한다.
다시 만나는 흙길임도를 가로질러 올라섰다 내려서 다시 만나는 시멘임도를 건너 우측 묘
지대를 바라보며 직진하며 방금 벌목해놓은듯 어수선한 산길을 따라 오르다 우측으로 방향
을 돌려 삼십삼인 합장묘 위로 올라서니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는 283봉이다.
보리밭과 송전탑.
흙길임도를 가로지르고.
시멘임도를 가로질러 오른다.
벌목해놓은 나무들로 가득한 희미한 등로.
283봉.
238봉을 지나고 293봉을 지나며 등로는 희미하고 벌목해놓은 나무더미가 발목을 잡는 등로를 살
피며 내려서다 희미한 고개길인 보령고개를 가로질러 올라섰다.
많은 표지기들이 나풀거리는 258봉을 찍고 어수선한 잡목지대를 통과하여 내려서 많은 리본들이
붙어있는 철망길 따라 내려서니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와 화성면 화암리를 이어주는 609번도로 우
수고개로 내려서게 되었다.
보령고개.
258봉.
철망길따라 내려선다.
우수고개를 내려다보며 가파른 절개지를 내려선다.
가파른 절개지로 내려와 들머리를 살펴보다 좌측으로 굽은도로 표지판이 서있는 옹벽위로 올라
서며 마루금을 이어가는 등로에 아름다운 소나무숲길이 펼쳐진다.
36번 송전탑을 지나 얼마간 수레길을 따르다 수레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올라서면 전면에 벌목지
대가 나타나며 시야가 트여진다.멀리 백월산에서 부터 지나온 마루금과 발아래로 화암리와 화암
저수지르 바라보며 올라선다.
우수고개.
아름다운 소나무숲길.
36번 송전탑.
벌목지 오르며 바라본 화암리 화암저수지.
백월산에서 부터 지나온 마루금.
385봉 지나 너덜지대와 잡목으로 지저분한 산길을 지나 오서산 자연휴양림으로 연결되는 가루고개
에 내려서 바로 앞에 보이는 돌축대로 올라 직진하여 오르노라면 하늘은 더욱 무거워지고 사납게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점점 거세어진다.
385봉.
가루고개.
오서산 2km라고 써있는 이정목을 지나 오서산 갈림길에 서니 많은 갈등이 일어난다. 금북정맥
길에서 벗어나 있지만 정맥을 이어가는 길목에 있는 최고봉 오서산을 왕복해야하나 아님 그냥
지나쳐야 하나..........
시계는 오후 3시를 가르키고 하늘은 점점 컴컴해지며 날아날듯 강렬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
으며 나도 모르게 오서산쪽으로 향해가는데 먼지같은 눈발이 얼굴에 떨어진다. 날이 화창해도
왕복하기 힘든 시각인데 날씨마저 심상치 않으니 오서산을 향하던 발걸음을 되돌렸다. 항시 산
에서 무모한 무리수를 부리다간 크나큰 화로 이어지는 것이리라.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우측 정
맥길로 발길을 돌렸다.
오서산 갈림길.
오서산 갈림길에서 얼마 가지않아 나타나는 금자봉을 밟고 내려서며 광성주차장 과 오서산 갈림길
에서 계속 직진하여 공덕고개를 넘어서고 이어지는 길따라 가노라면 육산길에 드물게 나타나는 바
위지대를 지나고 방금 벌목해놓은 듯 집채만큼 쌓여있는 나무더미를 이리저리 헤집으며 걸어가다
넓은 평상이 놓여있는 봉수지맥 분기봉에 서게 되었다. 직진으로 가는 봉수지맥길을 버리고 정맥길
은 좌측으로 이어진다.
금자봉.
직진.
바위지대.
벌목해 놓은 나무더미는 산처럼 쌓여있고.
봉수지맥 분기점 좌측길을 따른다.
봉수지맥 분기점 이후 낮은 고도로 평평하게 이어지는 등로는 많은 잡목과 잡풀 벌목해놓은 나무들로
등로찾기가 애매하다. 간간이 눈에띠는 표지기를 주의깊게 살피며 임도를 건너 너덜지대를 지나 희미
한 등로따라 진행한다, 완전히 산길을 벌목해 놓아 신작로 처럼 넓어진 등로에 길안내하는 리본 역시
사라져버린 가운데 우측으로 꺾어지는 등로를 놓치고 넓게 이어지는 길따라 내려서니 논밭이 나오며
길은 없어져버린다.
마침내 참고있던 하늘에서 찔끔찔끔 비를 뿌리기 시작하는데 등로를 잃어버리고 난감해진다.
마침 밭을 갈고 있는 마을분에게 길을 물으니 도통 알아들을수가 없다. 날은 저물어지고 대충
신풍고개쪽 방향을 물어보고 뛰다시피 산길로 올라서니 반가운 표지기가 보인다. 벌목해놓은
나무더미가 우측으로 꺾어지는 길을 막아놓아 직진길로 내려선것 같다. 다시 마음의 안정을 찾
고 걸어가는 등로에 비는 내리고 마음은 급해지기 시작한다. 사진찍을 겨를도 없이를 달리기
시작했다.
묘역을 지나 억새밭을지나고 우측으로 보이는 신풍 저수지를 보며 다시 절개지로 올라 넓은 묘
지대를 무조건 표지기를 쫓아 뛰다시피 걸어간다.
신풍저수지.
신풍고개로 내려서 좌측으로 조금 걸어가 이어지는 수레길 따라 걸어가다 조그만 야산을 넘고
밭둑을 넘나들며 우측으로 내려서니 컨테이너 박스가 보이는 길에서 게속 직진하다 내려서며
한창 공사중인 꽃밭굴고개에 이르게 되었다. 점점 진눈깨비로 변한 눈발이 얇게 입은 티셔츠속
으로 파고들며 좀처럼 지체할수가 없어진다.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우비를 꺼내입지만 강
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입으나마나.......
신풍고개.
꽃밭굴고개에서 화계리 이정석뒤로 올라서고 지도는 아예 볼 생각도 안하고 무조건 간간이 눈에 띠
는 표지기를 쫓아 수레길과 묘역을 넘나드며 과수원 울타리를 따라 내려온다. 넓은 밭이 펼쳐지고
밭사이를 지나 숲길로 진입하여 우측에 인삼밭이 있는 밭둑을 따라 지나오니 또다시 시멘임도가 나
오는게 아닌가.
아!! 끝없이 이어지는 길고긴 이 길은 언제 끝이 난단 말인가!!
꽃밭굴고개.
질척질척한 황토길에 옷과 신발은 엉망이고 몸과 마음은 지치기 시작한다. 마침내 묘역 있는 곳에
이르며 검은 천막뒤편으로 내려서니 편한 임도길이 나타나며 더이상 숲길로 올라서는 길은 없는것
같다. 임도길따라 조금 걸어 내려오니 오늘의 종착지 생미고개에 이르며 우여곡절이 많은 오늘 산
행을 끝마치게 되었다.
검은 천막 뒤편으로 등로가 이어진다.
임도길이 나타나고.
생미고개.
생미고개에서 우측으로 조금 걸어 내려와 장곡초등학교앞에서 광천역가는 버스시간을 알아
보려고 하는데 커다란 카니발 승용차가 창문을 열며 길을 잘 찾아내려왔느냐고 말을 걸어온
다 이 낯선곳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텐데 하며 쳐다보니 아까 신풍고개 가기전 길을
잃고 내려와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던 밭갈이 하던 마을분이다.
홍성으로 볼 일보러 간다고 하시며 타라고 하는데 진흙투성이 신발과 비옷으로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타기가 미안하지만 언제 올지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느니 염치불구하고 올라탔다. 친
절하게 홍성역 앞까지 내려주고 돌아가시는 분께 어떻게 이 고마움을 표현할 수가 있을지......
5시58분에 있는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길고 길었던 산행을 마치며 귀경길에 올랐다.
다음구간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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